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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국민의당 홍보팀...

by choco 2016. 6. 14.

이 블로그에서 함꼐 꾸준히 소통해온 분들은 다 알다시피 안철수 의원에 대한 나의 호감도는 2012년부터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과 그 일당들을 합리적 보수로 만들어주는 최근의 행태에 뒷목을 잡고 있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기 보다는 어차피 민주당 절대 지지 않을 새누리 지분을 먹어줄 선택지로서 이왕이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은 늘 갖고 있는, 비판적 관망자 정도 되지 싶다.


그래서 김수민과 박선숙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홍보 관련해서 난리가 난 기사는 헤드라인만 보고 클릭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온종일 컴에 붙어 앉아있다보니 중간중간 노닥거리다가 몇개를 봤는데...  난리가 난 홍보팀 리베이트 부분이 내가 오래 놀아와서 쫌 많이 아는 내용이다보니 기록 차원에서 끄적.


팩트체크에 목숨 걸어야 하는 소심한 다큐멘터리 작가 입장에서 미리 나를 위해 방어를 하자면 이건 내가 보고 듣거나 경험한 범위 안에서의 끄적임이라는 걸 명시하겠음.  ^^

(그러나... 한때 온갖 홍보로 먹고 살았던 나름 A급 홍보물 작가의 입장에서 겪은 상당히 일반적인 얘기라는 것도 덧붙인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12/0200000000AKR20160612021051004.HTML?input=1179m


리베이트가 오가는 게 관행인 건 맞다.

정부나 공기업, 공공단체의 홍보를 공개 입찰로 피 터지게 제안서 PT하고 가격점수까지 다 붙어서 정당하게 딸 때는 그냥 일하면서 담당자들에게 밥이나 거하게 사는 정도지만 그건 참여정부 때 끝난 전설. (물론 노통의 참여정부 때도 야로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PT가 의미없을 정도로 대놓고 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최소한 몰래, 눈치껏이었고 규모도 작았다.)


하지만 대행사가 30%를 먹는 게 관례라는 건 일단 말이 안 됨.

리베이트가 오가는 경우는 대충 3가지.


1. 해당 기관이나 단체의 누군가와 선이 닿아서 정보를 제공받고 내부에서 힘을 쓰는 등의 도움이 있었을 경우. 

통상 제작비의 10% 정도.


2. 해당 기관과 연결되어 그쪽에서 알짜 정보를 빼내주고 힘을 써주는 개인이나 회사가 낀 경우.  주로 고위 퇴임자가 그 관계자들인 경우가 많음.  아예 사업자만 하나 만들어 놓고 이런 식으로 일을 따 넘겨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걸로 유지하는 홍보대행사들도 많다. 

역시 통상 10% 정도

 

3. 매출과 명성이 높은 회사의 이름을 빌려서 하는 경우.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주를 한 회사를 선호하고 아예 입찰 자격에 명시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디어는 있으나 규모가 딸리는 회사에서 큰 곳과 일을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이건 관계의 친밀도와 서로의 필요에 따라 아무 대가없이 이름만 빌려주는 경우도 많고 대충 인사치레 정도만 오감.

 

1+2의 경우는 두군데에 다 챙겨줘야하기 때문에 20%정도 리베이트가 들어가는데 이건 정말 돈을 돌려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마지노선.  

1+3은 3이 얼마나 친분 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가 오르락내리락. 


그런데 리베이트 30%를 주고 일을 하겠다?

결과물이 개판으로 나와도 상관 않는다는 서로 간의 합의가 있거나 유명한 클라이언트와의 실적을 포트폴리오에 올리려고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신생사 정도의 특수한 관계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

 

요즘 그렇잖아도 제작비 후려치기가 장난 아니라 재촬영 안 걸리고 잘 해도 똔똔인데 30%를 주면 제작진 인건비나 나오려나?

 

저 기사엔 안 나왔는데 국민의당에서 입찰 들어온 업체가 하나도 없었단 얘기를 했다는데 아무도 안 들어왔다는 건 거짓말이 아닐 거다.

근데 그 경우는 딱 하나다.

이미 누가 될지 정해졌을 때는 아무도 안 들어간다.

제안서 쓰는 것도 돈인데 미쳤다고 들러리를 서냐고.

공기업이나 공공단체, 정부의 경우는 단독 입찰이 문제가 생기니까 친분이 있는 곳에 부탁해서 다음에 갚을 테니 대충 끄적여 들러리 좀 서달라고 하지만 정당에선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겠지. 

 

여기부턴 본론과 상관없이 좀 튀는 얘기.

리베이트 %는 차치하고, 돈을 저렇게 따박따박 술술 줬다면 국민의당이 꽤나 양심적인 클라이언트에 속하는듯. 

 

이 바닥은 제작 완료 후 정산이 원칙임에도 난 정치 홍보, 홈쇼핑, 행사는 전액을 입금 받아야 일을 시작한다.

믿는 곳은 간혹 예외를 두기도 하지만 이건 홍보 바닥에서 오래 구른 내 원칙.  

 

그만큼 돈 잘 안 주는 게 일상인 곳들인데 그중에 정치홍보가 양아치 오브 양아치, 양아치 중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음.

새누리가 한나라이던 시절에 대선 홍보비도 마지막 정산은 안 하고 입 씻었다. 

(중간 정산은 그 유명한 차떼기로 해결~)

거기랑 일해서 돈 제대로 다 받은 작가는 내가 유일할 거라고 했을 정도.  -_-a

 

그런데 저렇게 계약금부터 착착 지불을 하다니.

하청료 지급의 타이밍이 정말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범적.

사실이라면 그건 참 양심적이네, 호감도가 조금 상승..... 이라고 쓰다보니 준 뒤 바로 받아서 자기 주머니로 돌아올 거라면(무죄 추정의 원칙에 입각해서 추정으로) 지급을 미룰 이유가 없긴 하군.

참고로 리베이트는 모든 제작이 끝나고 제작비가 지급 완료되는 시점에서 한다.

 

부디 국민의당 찍은 새누리지지자들이 '다 도둑놈, 그냥 찍던대로~'로 회귀하지 않도록 잘 좀 수습하길.

새누리가 원하는대로 되는 건 싫은 관계로 이번 건은 국민의당의 건투를 빌어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