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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꼰대질

by choco 2019. 3. 26.

이제는 입을 열면 꼰대질이 되는 나이라 가능한 입을 닫으려고 노력을 하고 살긴 하는데... 그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여기에서라도 궁시렁궁시렁.

젊은 애들이 나베 아줌마에 빙의를 했는지 왜 그리 주어를 빼먹고 보고를 하는 건지.  어쩌고 저쩌고 한대요. 라고 하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누가? 가 늘 빠짐.  참다참다 한마디 하고 또 그래서 두마디째도 했는데 귀가 간지러운 걸 보니 욕하고 있지 싶음. ㅎㅎ

오늘...이 아니라 벌써 어제.  친분상 독립영화를 하나 보고 왔는데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도 빠져나오질 못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진행하는 젊은 여인네를 붙잡고 "넌 진행자야! 지금 강의하러 나온 거 아냐!!!!"라고 말해주고 싶은 순간이 몇 번이나 파도처럼 몰려왔다가 사라짐.

NGO나 그런 계열 사람들 다수에게서 보이는 공통적인 특징인 것 같은데, 굉장히 남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는 그닥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괴리에서 분노를 하거나 좌절하는 활동가들이 많은데 오래 버티려면 나의 가르침을 통해 남이 변할 거라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으련만.  솔직히 그 순간에는 나보다 그들이 더 꼰대로 보였다.

나도 우리나라 식으로 분류를 하자면 진보계열이니 -굳이 따지자면 사민주의- 내 얼굴에 침뱉기겠지만 진보 계열 사람들은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음.  뭐든 짧고 간단하게 요점만! 이라는 진리가 여기엔 안 먹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삼성 다니다가 나름 큰 뜻을 품고 아름다운 재단으로 옮겨갔던, 당시에는 친했던 아는 언니가 "이 사람들은 회의 하다가 망하겠어. 뭐 하나 일만 생기면 빨리 결정은 안 하고 밤새 회의만 해!"라고 짜증냈던 게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블로그에서라도 떠들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하네. 

여기서 비워냈으니 실생활에선 꼰대질에 해당될 아무 소리도 하지 말자.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알아서 배우겠지. 요즘 아그들 성향은 원치 않는 충고로 편히 가는 것보다 오히려 그걸 선호하는 것 같으니 그들이 원하는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