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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서울대 촛불 집회

by choco 2019. 8. 29.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옆집 아주머니.

촛불 들러 서울대 안 가냐고. ㅡㅡ;;;

거길 왜 가냐고 이어지는 말들을 가볍게 끊긴 했는데... 입끝에서 삼킨 소린 “걔네나 저나 부모 잘 만나 간 거지 지가 잘 나서 갔나요.” 지만 어른에 대한 예의상 참았.... ^^;;;

솔직히 거기서 촛불 든 걔네 중 99%나 나나 부모가 자식 서울대 보내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말 전심전력을 다 해 차린 밥상 안 걷어차고 얌전히 숟가락 얹어 먹은 거지 지가 직접 그 밥상 차려서 먹은 애가 몇이나 될까. (물론 이 밥상도 걷어차는 애들도 부지기수긴 하다.)

사배자 같은 극소수 예외를 빼고 저 학종 세대는 부모 서포트 없이는 솔직히 불가능이고 정시도 무지막지한 사교육 투자가 있어 가능했잖아.

우리 때는 어쩌고 하는 소리 혐오하지만 이번 한번은 하겠다. 80년대 초반 생들까진 부모가 아니라 본인이 밥상 차려 소위 sky 온 애들 꽤 있다. 지금도 정말 극소수지만 있겠지. 그리고 더 많아져야 한다. 그치만 지금 촛불 든 애들은 가슴에 손 얹고 온전히 자기 능력이고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그 무지막지한 허들에 아예 진입도 못 한 청년들이 촛불을 들면 공감과 이해는 하겠으나... 자기들은 자기 세대 입시 때 기준에 맞춰 최적화된 스펙을 만들어 sky에 진입해놓고 그 이전의 잣대에 맞춰 들어간 애 갖고 난리 치는 건 왜 저러나 싶음.

현 정부를 대체로 지지하지만... 한국에 가장 적합한 입시는 그냥 시험 봐서 성적대로 줄 좍 세워서 대학 가는 거란 소리에 동감한다.

학종이 요구하는 sky 스펙에 맞추는 건 먹고살기 바쁜 평범한 부모나 학생에게 진짜 미션 임파서블이다. 촛불을 들려면 얘네들이 들어야 맞구만.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도 따라 뛴다고 했던가? 딱 그 모양. ㅡㅡ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 자기들이 무지막지한 불의에 차별을 당한줄 알겠네.

진짜 차별당한 같은 세대를 위해 앞으로 그 촛불을 드는지 지켜봐야겠다. 그러면 그 선의와 일관성만큼은 인정해 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