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춤

ABT 지젤 (2012.7.18)

choco 2012. 7. 19. 01:19

조기 예매할 때는 언제 7월이 오나 했는데 이젠 벌써란 소리가 나오는 7월.  행복한 공연이었음.

 

기대가 크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줄리 켄트 여사의 지젤은 100% 만족.  정말 괜히 지젤 스페셜리스트란 소리를 듣는 게 아닌 거다.

 

주디스 맥크럴이란 영국의 유명한 무용 평론가인 까칠한 아주머니 (지금은 할머니겠지)가 지젤 2막의 첫 아라베스끄를 묘사할 때 공기가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는 것처럼 음악에 맞춰서 천천히 떠오르듯 이란 류의 표현을 썼는데 오늘 줄리 켄트의 지젤이 바로 그랬다.  토 소리도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힘의 완급 조절도 완벽했고.

 

이제 40대 중반인 그녀의 나이를 감안해서 농익은 연기력과 표현력은 기대했어도 테크닉적인 면은 기대치를 확 낮추고 갔는데 이게 웬걸.  여전히 펄펄 날아다닌다.  1막에서는 정말 순진하고 청순한 지젤로 2막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픈 윌리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내 기억 속 최고의 지젤은 문훈숙 단장 현역 시절 거의 마지막 시기에 드라고스 미할차와 파트너로 나와 춤췄던 지젤인데 그 지젤에 육박하는 지젤은 줄리 켄트의 공연이 가장 가까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