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4월 초 일상 기록

by choco 2015. 4. 10.

 

1. 인생은 정말 예측불허라지만 정말 평온할 예정이었던 한 주가 부친의 갑작스런 탈장 수술로 완전히 뒤엉킴.

 

급히 예약을 해서 어제 일사천리로 수술을 마쳤다.

 

요즘엔 정말 별 거 아닌 거라고 해도 연세가 있으시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입원도 안 하고 당일 수술 당일 저녁 퇴원으로 깔끔히 끝이 난 것 같다.

 

아직은 수술 직후이니 며칠 경과를 본 뒤 병원 및 수술 과정후기를 정리하겠음.

 

세상이 정말 좋아지긴 한 듯. 

 

보니까 맹장도 당일 수술 당일 퇴원이더라.  수십 년 전 울 부친은 맹장 수술로 사경을 헤매셨다던데...  ^^;

 

 

2. 올해 내 토정비결에 일이 엄청 밀려온다고 했는데 틀린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어제 병원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일 관련 전화를 3통이나 -무슨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받았다.

 

하나는 콘진 공모 1차가 통과되었다는 소식. 

 

이게 되면 내 이력서에 두고두고 남을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3부작이라 진이 엄청 빠지긴 하겠지만 잘 되면 좋겠다.

 

하나는 전기의 역사 관련 다큐.

 

이건 원고료 세게 불렀는데도 OK 하는 거라 일정 맞으면 할 예정.

 

마지막 하나는... EBS 거 4부작.

 

주제도 내가 좋아하는 거로 재밌을 것 같고 편성도 확정이 되어 있고 본사 프로그램이라 외주처럼 시사 스트래스도 없고, 내 이력에 나름 자랑이 될 거긴 한데... 4부작을 할 체력이 될지에 대해 확신이 도저히 서지 않는다.

5시까지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것 때문에 어제 복잡한 와중에 내내 고민을 했는데 4시쯤 마취 깨신 부친이 잠 못 자게 하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 다큐 얘기를 했더니 돈도 많이 안 주는 거 괜히 아프면 손해라고 힘든 거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신 거에 용기를 얻어 고민을 털어냈다.

 

부친이 보기엔 돈도 많이 안 주는 걸로 내가 잠도 못 자고 인간의 형상이 아닌 꼬락서니로 다니는 걸로 보이긴 하겠지만... 근데... 내가 방송국에 올려진 등급이 나름 위쪽이라 4편 하면 그래도 어지간한 월급장이 4달 봉급은 나오는데... 우리 부친 너무 쿨하심. ^^; 

 

 

3. 이거 쓰는 와중에 며칠 전 원고료 안 맞아서 거절한, 주제는 역시나 땡기는 8.15 특집 2부작 다큐 전화가 다시 왔다.

 

말도 안 되는 원고료에서 내 하한선의 마지막에 맞춘, 그나마 말은 되는 원고료로 조정은 했으나 자료조사 없이 혼자서 하라는... 다큐를 자료조사도 없이 어떻게??? 

 

일정도 좋고 피디랑은 호흡도 잘 맞고 일하기 좋은 사람이지만 그렇게는 못 하지.

 

이건 의논이나 고민 어쩌고 할 것도 없이 단호하게 거부.

 

부모 잘 둔 덕에 일 골라서 해도 그나마 밥은 먹고 살 수 있는 작가들이 원고료와 조건 하한선을 지켜줘야지 내가 그런 거 하면 나보다 경력 낮은 애들은 더 후려쳐지는 악순환이 일어남. 

 

소재가 마음에 들어 아쉬움이 남지만 잘 한 결정 같다.

 

 

4. 지난 주에 정말 무슨 마가 낀 것처럼 하루종일 꼬이는 날이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써야겠다.

 

여기에 묶어서 쓰기엔 너무나 파란만장하고 황당한 하루여서 기록을 남길 가치가 있음.  ^^

 

 

5. 부친의 몸보신 + 뽀양의 15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전복들이 완도에서 도착~

 

오늘 저녁은 전복찜과 전복구이, 전복죽 풀 코스로 잘 먹어줘야겠다.

 

부친은 술도 못 마시는데 이 좋은 안주를 어쩌냐고 무지 안타까워하고 계신다는 후문이. ㅎㅎ  (어제 퇴원 안내 받을 때 간호사에게 술 마셔도 되냐는 질문 하셨다가 5일은 참으시라는 당연한 주의를 들으셨음.  ^^;)

 

 

6. 어제의 난리(?)를 전혀 예상 못 하고 오늘 점심 약속을 잡아놨는데... 오늘 점심 저녁 완전 배 터지겠다.

 

배에서 욕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