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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윤산군 2년차 소소한 기록

by choco 2023. 9. 15.

요즘 과학계 예산 다 날리고 하는 거 보면서 갑자기 떠오른 건데... 별다른 가치는 없으나 이런 일도 있다는 끄적임 차원에서 저들의 후안무치 기록. 

올 봄이던가... 여하튼 상반기에 국가 미래 비전 어쩌고 하는, 자그마치 10부작 다큐 기획이 떨어졌었다.  어용 20년 넘은 고인물은 채녈과 제목만 들어도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견적이 바로 나옴.  아주 러프하게 나온 지시서를 보니 제목은 국가 미래 어쩌고고 내용은 우리 수령님 만세~ 윤수령님이 이렇게 잘 하고 있쩌용~~~~  납작 엎드려 꼬리 마구마구 흔드는 프로그램.  

당장 내일 먹을 게 없고 담달 방값이 없는 처지였다면 어떤 답을 했을지 솔직히 모르겠으나... 그 걱정은 안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라고 생각하면서 (아마 11월인가 올 연말 즈음에 방송 계획이었던?) 그때 다른 마감이랑 겹쳐서 불가능하다고 거절. 

할 생각이 0을 넘어 마이너스에 수렴하는 터라 각 회차 주제도 건성으로 봤는데, 그래도 과학과 기술 어쩌고는 분명히 기억에 남아 있음.  그 주제면 미래 과학 강국, 기술 강국을 위해 매년 얼마 투자하고 어쩌고 등등의 내용이 필히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말아낼지 솔직히 쫌 궁금함. 

물론 저렇게 난장을 쳐도 콩고물을 기대하며 우리 수령님은 무조건 옳아~를 외쳐줄 어용들은 각 분야에 채일듯이 널려있는 고로, 제작비와 채널이 확보된 이상 방송은 나오겠지.  어차피 저런 건 자기들이 보고 선전할 자기 만족용이니 저거 발주한 인간들이나 흐뭇하게 보는 인간들은 아주 조금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할 테지만... 혹시라도 우연히 채널 돌리다 잠깐이라도 보게 될 나 같은 기타여러분의 눈과 귀는 썩지 싶음. 

내게 양심의 최하한선을 지킬 수 있는 경제적 뒷받침을 해주신 부친께 감사해야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한선을 더 높였어야 하는 것들이 좀 있어 부끄러움.  문통 때 덕업일치를 하며 활활 불태웠던 행복한 기억으로 버텨야지.  

어제 검찰 난장 보고 오늘 뉴스타파 후원 시작.  지금 쌓인 자료만으로도 검찰 패는 다큐 100부작은 만들고도 남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