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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1429

......... 내게 마지막으로 한분 남은 조부모. 외할머니가 곧 세상을 뜨실 것 같다. 아흔이 넘으셨지만 설 직전에만 해도 아주 컨디션이 좋으셔서 이번 주 금요일에 마감과 회의를 끝내고 바로 넘어가서 뵙고 오려고 했는데 어제부터 갑자기 기력을 잃으셨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달려갔다. 말씀은 안 하셔도 우리가 온 걸 아시고 아직 정신은 있으시나... 곡기를 끊으셨다는 건 이제 떠나려고 하신다는 의미라는 걸 알기에 돌아오는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저승으로 가시면 가장 사랑하던 자식과 재회하고 또 할머니 입장에선 기막힌 만남도 기다리고 있겠지. 때가 됐다는 건 알고... 인정하고.... 일 닥쳤을 때 준비할 일들을 담담하게 의논하고 돌아왔는데... 그런데 벌써부터 많이 슬프다. 앞으로 내가 보내야할 존재들이 많은데... 이런.. 2014. 2. 9.
속이 후련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길까 하다가 터뜨렸더니 가슴에 얹혀있던 게 다 날아간듯 후련하다. 이렇게 좋은 걸 왜 참았나 몰라. ^0^ 이래서 말 못해 속 터져서 죽은 귀신은 있어도 말 너무 하다 죽은 귀신은 없는 거구나~ 한라봉 하나 까먹으면서 2월로 넘어가기 전에 가계부 정리나 하자~ ^^ 2014. 1. 31.
공대생 남친 http://m.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2045&seq=453&week=tue 완결 났다고ㅠ해서 몰아보는 웹툰인데 이 에피소 보면서 공대생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정말 비슷하구나 하며 잘 웃고 있다. 나의 아주 예전 공대생 친구... 외국 출장이 잦은 애였는데 초콜릿 하나 사달라고 했더니 헤어질 때까지 몇년간 정말 갈 때마다 그것만 사왔다. 아이템을 바꾸는 것까지는 기대도 안 하지만.... 한 번쯤 다른 초콜릿이라도 좀 사볼법 하구만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이 꿋꿋했다는... ㅡㅡ; 세월에 흘러도 공대생들은 변함이 없구나. ㅋㅋ 2014. 1. 30.
이런저런 잡념 이번 주 내내 나의 가장 큰 짐덩이였던 뽀양의 건강검진 결과가 그래도 나이 치고는 상당히 양호한 편으로 나온 걸 보니 마음에 잡념이 끼어들 여유가 생겼는지 싱숭생숭 여러가지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일하기 싫어서 이러는 게 제일 큰 이유지 싶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 자문자답식으로 정리를 하고 가자면. 뭔가 막 대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하찮게 여겨진다는 느낌 ->뭔가 헐렁하고 말랑하게 보였겠지. ->편하게 편리하게 안 보이면 됨. 뭐든 해주면서 받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주고 아까울 것 같으면 해주지 말자는 주의긴 하지만... 이 건은 뒤늦게 아까워진 경우. ^^; ->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냥 잊어버려라. -> 앞으로는 안 하면 됨. 뭔가 엄청 복잡하고 찜찜한 것 같았는데... 써놓고 보니 엄청 .. 2014. 1. 24.
초상화 뽀삐의 의사를 물어봤다면 단호하게 거부했겠지만 견격 따윈 다 무시하는 주인 맘대로 성탄 선물로 초상화 제작~ 쫌 늦게 해를 넘겨서 도착했다. 내 생각도 그렇지만 동생도 실물보다 못 나왔다고 -_-......... 인 상태고 뽀양을 아는 사람들도 비슷한 의견인 반면 그림 좀 그려본 사람들은 초상화 잘 그렸다고 하는 걸 보면 뭔가 그 괴리가 있긴 한 모양이다. 그 일련의 그림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옛날 화가들의 고충이 짐작이 됨. 그래서 다들 자동 포삽을 해서 실물보다 더 멋지게 그려낸 거겠지. 특히 왕실에 속한 화가들은 더 그랬을 테고. 그런 걸 보면 고야를 고용했던 그 카를로스 어쩌고 한 스페인 왕과 왕비는 참 보살이었던듯. 뽀대 나는 다른 왕이나 귀족 초상화와 달리 이분들은 정말 현실적으로 쭈글거렸는데.. 2014. 1. 19.
방전 체력은 진작 바닥났고 정신력으로 버티다 이제 정신력도 바닥이 났는지 완전 방전되어 아픈 것도 아닌데 골골거리며 먹고 자고만 이틀 넘게 계속했더니 이제 기운이 좀 나는구나. 밤을 내리 샌 것도 아니고 좀 늦게까지 자는 거+ 이런저런 밀린 약속과 소소한 사생활 처리였는데 완전히 방전된 나를 보면서 이렇게 또 나이 먹는 걸 처절하게 실감하고 있음. 정말 삶을 최소한으로 단순화해서 에너지 낭비를 최대한 줄이며 살아야겠다. 안 그랬다간 포르투갈에서 은퇴고 뭐고 제명에 못 살겠음. ㅎㅎ; 내일 lg 조기 예매 시작~ 아무리 에너지가 모자라도 2014년의 문화 생활만큼은 포기할 수 없지~ 2014년의 모토. 체력을 아끼자!!! 2014. 1. 12.
이놈의 영어울렁증 ㅜ.ㅜ 연말에서 밀려난 약속들의 식사 예약을 그냥 하다가 젤렌에서 삑사리라면 삑사리... 1시 반에 예약해야지~ 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하필이면 그 불가리아 아저씨가 전화를 받았네. Hello~하는데 그냥 한국말로 해도 될 것을 나도 모르게 회화책 메뉴얼대로 I'd like to reser~ 어쩌고 대답하면서 빼도박도 못하고 영어로 진행. 몇시에 예약할래? 하는데 왜 Half fast 라는 표현이 안 떠오르느냐고!!!!!! 본의 아니게 1시로 예약을 해버렸다. ㅜ.ㅜ 제발 전화는 한국 직원이 좀 받아주면 좋겠다는.... 내일 점심은 그란구스또, 모레 점심은 젤렌, 다음 주 토요일 저녁은 장스 스테이크. 배에서 욕하겠다. ㅎㅎ; 6월 건강 검진 때 정상으로 나오려면 운동 좀 해야겠군. 그나저나 이스트빌리지는 왜 전.. 2014. 1. 3.
2013년 아직 하루 더 남았지만 어쨌든 2013년도 이렇게 떠나가는구나. 2013년과 이별을 고하면서... 떠나보내야할 것들이 또 뭐가 있나 생각해보니... 쫌 있긴 있군. 아쉽더라도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지 싶다. 차곡차곡 하다보면 다 깔끔하게 정리될 날이 있겠지. 우리 뽀삐만 옆에 붙잡아둘 수 있다면 빨리 나이를 먹고.... 포르투갈이나 유럽 어딘가에서 은퇴 라이프를 즐기고 싶다. 그건 먼 훗날이니 일단 내년에는 어디든 나갔다 와야겠다. 안 그러면 폭발할 것 같음. 2013. 12. 30.
결론 오늘 간만에 가볍게 한판 하기도 하고 부르퉁도 하고 어쩌고 하면서 나름 심도 깊은 내면 분석을 하기도 했는데 그냥 다 각설하고 결론은 일단 배가 부르면 온갖 짜증과 비관과 신경질의 상당수는 사라진다. 제때 배를 채워주는 건 스스로는 물론이고 인간 세상의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인듯. 임오군란이 왜 일어났는지 절감하는 저녁이다. 일하자~ 2013. 12. 28.
40여년 전에 있었던 코미디 2013년이 끝나면서 2014년 공연 라인업이 여기저기서 날아오고 있다. 피나 바우쉬의 Full Moon 공연 소식을 보니 모 작가님이 포털에서 까인(?) 사건과 엮여서 떠오르는 기억 하나. 1978년으로 기억되는데... (물론 이때 나는 피나바우쉬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녀가 한국에 왔는지도 몰랐다. 당시 내 문화적 관심의 수준은 마징가제트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정도. ^^) 그녀는 초기 걸작 중 하나인 '봄의 제전'으로 내한공연을 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니진스키의 봄의 제전 이후 최고의 봄의 제전이라고 찬사를 받던 그 작품은 한국에서 딱 1회 공연만 하고 막을 내려야했다. 이유는? 너무 야해서. -_-; 2010년에 LG아트센터에서 이 공연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마지막 희생제물이 되는 무용수의 .. 2013. 12. 13.
귀신에 홀린 날씨 갑자기 펑펑 내리는 내 눈에 첫 눈. 저녁에 데이트 약속 잡느라 기지국 터지겠구나 하고 있는데.... 10분 정도 지난 뒤 하늘. 눈도 소나기가 오나보다. ^^ 2013. 11. 18.
웹툰 보고 잠시... http://m.webtoon.daum.net/m/webtoon/viewer/23102 기억은 남겨둔다 라는 제목인데 내용의 느낌은 아련아련하지만...... 글쎄? 헤어진 남녀 사이의 기억은 좋은 거든 나쁜 거든 다시 떠오르면 아무리 아름다웠던 것도 구질구질함이 묻어나던데. 차라리 다 잊는 게 좋았던 그대로 박제가 되지 않을까? 헤어진 연인의 소식은 절대 모르고 살아야 한다는 이유라는데.... '잘 살면 배 아프고, 못 살면 마음 아프고, 이제라도 같이 살자면 머리 아프고.' 맞아맞아 하며 박장대소~ 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난 항상 기억까지 싹 지우는 쪽을 택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래야 그속에 남은 미련이나 악감정이 내 오늘의 발목을 잡을 확률이 적으니까. 2013.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