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갔다가 주인집 책장에서 쓸어온 책. ^^;
뭔가 가볍게 읽고 싶어서 선택했는데 훌륭한 선택이었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다.
무뚝뚝하고 외모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여주. 완전 바람돌이 남주. 그런 무뚝뚝함이 신경 쓰여서 꼬시고 여자는 결국 넘어가고. 처음 느끼는 사랑이란 감정에 달아난 남자와 힘들어 하다가 극복하려는 여자. 뒤늦게 정신차린 남주가 돌아와 빌고 온갖 난리 블루스를 친 끝이 해피 엔드.
그 비슷비슷한 내용도 누가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재밌어~~~가 될 수 있고 이런 폭탄을 맞다니!!!! 하면서 던져버릴 수가 있는데 이 작가는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재주가 있다. 억지로 웃기려는 게 아니라 전개 방식과 문장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묻어나게 한다고 할까? 개그 콘서트를 무지하게 혐오하는 나 같은 인간의 취향에 맞는 코믹이다.
옥의 티라면 여주에게 당연히 등장해야 하는 남주 못잖은 킹카 위로남이... 알고 보니 재벌 후계자였다는 설정. -_-;;; 맛있게 잘 먹던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서 상한 딸기를 씹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23살인지 22살짜리가 하버드 졸업하고 들어와 경영을 하다 뛰쳐나갈 시간적 여유가 있을까??? 라는 지극히 나다운 딴지도 또 마구 들어갔고.
그래도 그 부분만 빼고는 대체로 만족이다. 근래 읽은 현대물 중에선 칭찬해주고 싶은 로설이었다. 분명 연작으로 이어질 동생 결의의 얘기도 읽어보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을 받을 정도. 책으로 나왔다면 읽었겠지만 보니까 전자책으로 있어서 당분간 포기. 그 전자책 사이트의 특성상, 또 그 전자책의 인기도를 보건데 조만간 종이책으로 나오지 싶다.
여하튼 이 의지~로 인해 동아 출판사의 평가가 한 등급 올라갔다고 해야하나... 순수 폭탄 제조공장에서 가끔은 건질만한 책도 내는 곳으로 정정.
연재사이트에서 꽤 이름을 날리는 작가지만 일단 제목도 별로고 작가의 이름도 괜히 땡기지 않고 이건 무슨 괴변인지 모르겠지만. ㅎㅎ 갖가지 이유로 사이트에서 인기 폭발일 때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앞으로 이 작가의 연재글은 열심히 챙겨볼 것 같다.
책/픽션
의지 Go 의지 Come
휘은서 | 샤인북 | 2006.6.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