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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기/식당

한식 - 지리산

by choco 2008. 5. 22.
인사동에 있는 한식집.

채식주의 식당으로 보기에는 좀 어정쩡하지만 바다에서 나는 것까지 먹는 중간 단계의 채식주의자에게는 각광받는 식당이다.  그 중간 단계 채식주의자인 언니와 함께 갔을 때 음식이 깔끔하니 괜찮았던 기억이 나서 일본에서 오신 손님과 함께 저녁 먹을 장소로 추천해 진짜 몇년 만에 가봤음.

아주 오랜만에 가는 거라 좀 걱정했는데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오늘 시킨 건 13000원짜리 정식과 해물전, 해물파전, 동동주.

해물전은 가격에 비해 양이 좀 적었지만 맛이 있었으니 용서.  해물파전은 다른 곳의 파전에 비해서 좀 얄팍하고 부실한 감은 있지만 역시 깔끔하니 맛은 괜찮았다.  이 집의 특성은 푸짐함보다는 깔금함에 비중을 두는 듯.

정식은 내가 좋아하는 밥과 반찬이 한번에 쫙 깔려서 맛있는 밥과 함께 반찬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스타일이다. 두부와 비지를 강조하는 집답게 깔끔한 비지와 두부부침이 깔리고 반찬들도 정갈한 나물들과 김치, 전, 조림, 무침, 생선구이 등등.  넉넉하지만 남기지 않을 정도의 양이다.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고 하는데 있는 걸 깨끗하게 먹는 쪽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나물들이 맛있었고 특히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들 톳나물을 보고 반갑게 잘 먹어줬음.  우리 집은 젓갈을 넣거 맵게 무치는게 이렇게 새콤하게 무쳐도 맛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백반집 가면 밥 한공기를 다 먹고 나오는 일이 드문데 오늘은 밥과 반찬을 싹싹 비웠다.  달지 않고 (<--엄청 중요함!) 짜지 않고 화학 조미료를 적게 쓴 음식이라 과식을 했는데도 뱃속에 부담이 없다. 

밖에서 작정하고 먹는 식사에는 뭔가 거~한 요리나 고기를 필요로 하는 우리 부친 같은 사람들을 제외한, 깔끔하고 정갈한 한끼를 원하는 경우에는 괜찮은 곳인 것 같다.   

여기서 배부르게 먹고 2차는 신승관에 가주려고 했는데 일찍 문을 닫아서 조아저씨 소세지로 가서 맥주 마시고 놀다가 택시잡기 가장 힘든 시간에 파장이 되는 바람에 모범택시를 타고 (ㅠ.ㅠ) 귀가했다.   이메가만 설치기 전에는 집으로 바로 오는 버스도 있는 곳이었는데.  하여간 내 인생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XX이다.  귀신은 뭐 하나.  정말 직무 유기라고 투서라도 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