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규 | 살림 | 2008.7.19
수퍼매치 보러 가는 날 오가는 전철에서 읽은 책인데 계속 바빠서 기록을 하지 못했었다.
2주 이상 지나서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남은 단상만 끄적여보자면 역사는 관점에 따라서 같은 사실도 굉장히 다르게 서술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같은 시대에 여학생을 중심으로 사회사를 다룬 책에서는 식민지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학생이 유행의 중심이 됐고 기생들이 여학생들의 패션을 흉내내는 일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여학생들의 존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관점의 차이를 발견하는 걸 제외하고 기생 문화의 끄트머리에 선 일제 시대부터 해방 이후까지 기생들에 관한 정보를 얻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이런 다이제스트 북에서는 황송할 정도의 세세한 수치와 도표들로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해주고 있다.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대로 기생 '이야기'를 기대한 사람은 내용이 건조하게 재미가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간간히 유명한 기생들의 에피소드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양념 정도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기생의 역사와 양성 시스템, 당시 생활상을 중심으로 한 객관적인 정보 서술에 중심을 두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원한 사람은 입문서로 나무랄데 없고 가격대비 탄탄한 내용에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듯. 나는 그래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