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분 말씀으로는 이 동네의 이름은 새가 쉬어간다는 '조안동'으로 왜 그 동네에 있는 댐을 왜 팔당댐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심. 새로 하나 배웠다.
24-25일에 대본회의 때문에 -을의 설움. ㅠ.ㅠ 갑이 1박 2일로 하자면 해야한다. 다행히 집에서 팔당까지 한번에 가는 전철이 있어서 그냥 출퇴근을 하느라 이틀동안 완전 죽다 살았음.- 팔당의 한전 연수원에 갔는데 첫날 점심을 먹은 곳이다.
잘 몰랐는데 여기가 꽤 유명한 곳인 모양이다. 멀리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식당 건물 앞에 서있는데 계속 외제차들이 줄줄이. 하나만 제외하고는 다들 쌍쌍이다. '평일인데 저 사람들은 회사도 안 가나?' 하는 지극히 저렴한 평민의 생각을 하다가 예약된 장소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청포묵과 냉채, 샐러드 두 종류, 호박전이 일단 세팅이 되어 있다. 이게 반찬인줄 알았더니 이걸 다 먹으면 밥과 반찬이 나온다고 함. 일단 먹어주고, 밥은 쌀밥, 보리밥, 곤드레나물밥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다들 안 먹어본 곤드레나물밥을 선택. 따로 주문한 파전과 막걸리가 먼저 나왔다.
파전은 청양고추를 썰어넣어 내 취향에는 파맛보다 고추맛이 많이 나는 좀 그저 그런... 거기다 찹쌀가루를 거의 넣지 않았는지 완전히 밀가루 전이라 더 좀 그랬는데 일행들은 다들 파전 맛있다고 칭찬. 아무래도 내 취향이 마이너인 모양이다. 근데 파전을 뒤집기가 힘들어 그렇지 파전에는 찹쌀가루가 많이 들어가야 제대로인데.
파전을 다 먹고 나면 나물 종류로 반찬이 10가지 넘게 쫙 깔리고 가운데 된장과 순두부찌개가 놓여진다. 그리고 큰 사발에 담은 밥이 나오는데 그 나물들을 넣어 비벼먹는 것. 비비는 장은 고추장, 막장, 양념간장이 따로 나옴. 나쁘지는 않고, 간혹 아주 맛있는 게 한두가지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난. 찌개는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다.
조미료 많이 들어가면 몸에서 바로 반응이 오는데 크게 부대끼지 않고 잘 먹었고 내가 돈을 내지 않았으니 불평할 건 없지만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 놀러와 깔끔하게 한끼를 먹는다에 의미를 두지 굳이 이걸 먹으러 멀리까지 갈 필요성은 못 느끼겠다.
24일 저녁은 대림정이란 곳에서 장어를 먹었는데 양념이 진하지 않았다는 걸 제외하고는 특별한 게 없었음. 나쁘지는 않았다. 일단 깔리는 반찬에 간장게장이 있어서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주 행복해 했으니까. 하지만 도토리묵도 아주 평범했고... 그냥저냥. 역시 내 돈 내지 않았으니까. ^^ 그 동네에서 3끼를 먹은 소감으로 판단할 때 경치 장사지 맛 장사는 아닌 것 같다.
[#M_잡...|접기|한전 연수원의 경치는 그야말로 죽음. 카페가 전혀 부럽지 않다. 그리고 주변 사택들은 사택이 아니라 완전 별장. 회의와 상관없이 그 종사자들의 잡담이나 회사일에 관한 대화들을 들어보면서 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국영기업체에 가려고 하고 국영기업체를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음, 좋은 외양간에 있는 큰 소라면 닭대가리보다는 소꼬리가 백배는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적자 나면서 상여금 뿌리는 건 문제가 있지만 그 기업체들의 복지에 대해 욕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내가 일하는 직장이 그 수준에 가도록 노력을 하고 바라야지 내가 못 받는다고 그런 복지를 누리는 조직을 무조건 비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희한한 건 국영기업의 복지를 욕하면서 종부세 욕하는 사람들. 자기 아파트가 6억 넘을 확률이 더 높다는 얘긴가? 그렇다면 뭐 이해가 조금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