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 | 휴머니스트 | 2005.11.10 ~ 18
한국인이 쓴 인문서적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기 시작하던 초창기 신문 특집기사보다 수준 떨어지는 내용에 열받은 일이 너무나 많아서 저자가 한국인일 경우에는 참 많이 망설이거나 도박하는 기분으로 책을 산 적이 많다.
지금도 함량미달의 인문서적들은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수준 향상이 꾸준히 되고 있다는 느낌을, 이런 책을 볼 때 받는다.
많이 연구하고 자료를 엄청 찾았다는 느낌이 내용 전체에서 팍팍 풍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칭찬할 점은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역사관이 거슬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뚜렷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 저자와 다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방향없이 사실을 나열하는 것은 신문과 사전의 몫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함
최소한 이런 식으로 테마를 잡아 풀어나가는 글은 저자가 정확한 방향과 흐름을 잡고 엮어야지 아니면 죽도 밥도 아닌 경우가 많은데 많은 자료 안에서 잘 추려냈다는 느낌.
1900년대 초와 1920년대부터 학교와 학생에 대한 인식 변화 등등 다른 곳에서 깊은 내용을 찾기 힘든 얘기들이 많다. 그리고 문학과 잡지 등 당시 흐름을 알 수 있는 텍스트를 적절하게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이후 한국 근대나 근세사에 대해 마음에 딱 드는 책을 만나지 못했는데 좋은 선택을 했다는 느낌에 스스로 흐뭇~ ^^
이승원이 올해 냈다는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이란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