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가 그저께부터 읽기 시작했다가 오늘 서브작가 면접보러 대학로 가는 길에 끝을 냈다.
일때문에 자료조사차 잡은 책인데 얇은 문고판으로서 한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그래도 알찬 정보가 꽉 찬 만족스러운 책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 세 나라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88올림픽 때였다. 88올림픽 때 소련 국적으로 나와 금메달인가 딴 여자 선수가 자기 조국은 소련이 아니라 에스토니아던가? 여하튼 이 세나라 중 하나이고 독립국인 자기 조국이 소련 치하에 있다는 류의 인터뷰를 신문에서 읽었었다.
같은 경험을 한 국가의 국민이라 그런지 그 기사를 읽으면서 손기정 선수를 떠올렸고 굉장히 깊은 인상이 남아서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라는 이름이 나오면 그 선수를 떠올린다. 소련에 돌아가서 아무 탈이 없을지 당시에도 걱정을 했는데 후일담도 궁금하고.
그렇지만 우리처럼 소련 식민지(?)로 강제 침탈된 그 국가가 독립을 하게 될 거라고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독립을 했고 당당한 국가로서 이렇게 책으로 소개되는 걸 보니 보태준 건 없지만 독립을 기원했던 한 사람으로 괜히 찡하고 대견함이 엄습. ^^
사설이 길었는데 짧지만 이 책에는 그 세나라의 역사부터 오늘의 모습이 잘 정선되어 담겨있다. 기본 정보를 이미 갖고 있고 거기에 더해 심도 깊은 내용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불만스러울 수 있겠지만 입문서로는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건 또 누군가에겐 불만사항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나라들과 한국이 연관된 정보들도 저자가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은 흥미롭게 배치가 되어 있다는 점도 내게는 만족스러웠다.
그저 소련에게 독립한 신생국가이고 오랜 침탈의 역사를 갖고 있는 작은 나라가 아니라 그들 나름의 역사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메일이며 P2P의 형성에 에스토니아의 뛰어난 IT 기술이 큰 기여를 했다는 것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몰랐을 듯.
시장성 문제 때문에 조심스럽겠지만 교류가 적고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대한, 여행안내가 아닌 심도깊은 소개나 정보 서적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인문(국외)
발트3국 - 잊혀졌던 유럽의 관문
서진석 | 살림 | 2008.9.?~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