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를 확인하려고 달력을 보니 어제가 입동이었구나.
여하튼 2달여에 걸쳐 읽어낸 책이다. 책이 어렵다거나 무지막지하게 두껍다거나 재미가 없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10월 내내 이상하게 책이 읽히지 않았다. 10월에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는 스스로도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블로그의 책부분을 체크했다가 책 관련 포스팅이 딱 하나 올라왔다는 걸 발견하고 쇼크. 그것도 얇은 문고판 한권이었다.
마감한 날은 진도 나가지도 않는 취미생활 한다고 모니터 절대 들여다보지 않고, 또 일요일도 급한 마감이 없는 한 여행 포스팅과 독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안 그러면 머리가 텅텅 비어 바보가 될 것 같음. -_-;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파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의 많은 고사나 이야기에 신비스럽게 나오던 파자, 또 한국의 역사 관련 대하 드라마에서 음모의 도구로, 민담에서는 해학의 도구로 등장하는 파자에 대한 정보를 주고 쉽고 재미있는 한자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현직 국어 교사가 직접 쓴 책이다.
우리나라의 파자에 대해 맛을 보고 중국의 파자에 대해 아주 가볍게 간만 보고 가는 정도의 목적이라면 이 책은 나쁘지 않다. 전통 민담집들을 많이 활용해 한자와 얽힌, 어른을 위한 옛날 이야기의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 나가면 된다. 그리고 어릴 때 신문이나 국민학교 선생님이 우스개 소리로 알려주던 우리식으로 파해된 파자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문학에 분류된 서적인데도 좀 심하게 시시콜콜한 -또 뜬금없이 등장하는- 저자의 개인사 토로도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들을 깨우기 위한 선생님들 특유의 만담으로 이해를 하면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이다. 이 책을 통해 체계화된 파자의 역사며 의미을 알고, 본격적인 공부 전에 학문적인 기초를 닦아보겠다는 목적이라면 아주 많이 모자란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골라야 할 책.
본격적인 공부에 대한 뜻은 쥐뿔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내 만족도는 이만하면 괜찮지 정도. 하지만 파자의 역사와 의미라던가 파자의 본고장인 중국의 파자에 대한 소개가 좀 더 많고 자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인문(국외)
破字 이야기
홍순래 (엮은이) | 학민사 | 2008.9.2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