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보 | 가람기획 | 2008. 가을?-12.10
책을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이상하게 지지부진하다가 어제 마감하고 미용실 간 김에 거기서 끝을 냈다. 앞부분은 오래되서 가물가물하고 어제 읽은 부분은 완전 비몽사몽인 가운데 읽어서 역시나 내용이 몽롱~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좋다. 요즘 미시사 책들의 유행인, 음식 -혹은 다른 주제-과 역사적인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는 그런 재미있는 글쓰기는 아니지만 조선시대와, 또 조선시대와 연결되는 고려와 그 이전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맥이 이어지는 경우 찬찬히 짚으면서 내용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 좋고 또 내용도 상당히 알차다.
이 책의 내용 모두가 진리라고는 믿지 않지만, 대장금이나 사극에서 보이는 호화찬란한 12품 반상이 왕의 전형적인 식사 모습이 아니라 그건 특별한 날의 모습이었고 전반적으로 왕을 위한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소박했다는 사실이 이채롭고 또 새로웠다.
명나라의 영향을 받은 음식, 또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들을 가감없이 적으며 우리 것이 무조건 최고고 독자적이라는 그런 아집에서 벗어난 폭넓은 사고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음.
아무래도 자료가 많은 조선 중후반에 비중이 갈 수밖에 없겠지만 시대별로 풀어내는 음식들의 내용과 간략한 조리법, 재료 등의 정리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내용인 것 같다. <-- 이건 전적으로 내가 읽은 책들에 한정되는 얘기. 더 방대하고 많은 책을 읽은 사람들은 또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겠음.
전체 내용에서 그야말로 지엽적인 한 부분인데, 조선 초기까지 우리 나라 왕실과 최상류층에서는 버터를 먹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제일 새로웠다. 버터를 만드는 사람들을 수유치라고 불렀는데 버터를 왕실에 바치는 대신 군역을 면제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군역을 면제받기 위해 수유치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태종이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버터 제조 자체를 다 금지시켜버렸다는 전설이....
어느 왕조나 또 어느 시대나 이런 인간이 없지는 않겠지만 조선에는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를 홀라당 태워버리는 극단적인 왕들의 빈도가 참으로 높은 듯.
내용의 진위 여부는 내가 판별할 능력이 안 되니 통과하고, 저 '버터'처럼 분명 우리 말로 부르던 단어가 있었을 텐데 외래어의 사용빈도가 높았던 건 많이 아쉬웠다. 재미보다는 정보에 촛점을 맞춘 책인 것 같은데 그러려면 저런 사소한 문제들도 깔끔하게 정리를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좋다. 요즘 미시사 책들의 유행인, 음식 -혹은 다른 주제-과 역사적인 에피소드가 어우러지는 그런 재미있는 글쓰기는 아니지만 조선시대와, 또 조선시대와 연결되는 고려와 그 이전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맥이 이어지는 경우 찬찬히 짚으면서 내용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 좋고 또 내용도 상당히 알차다.
이 책의 내용 모두가 진리라고는 믿지 않지만, 대장금이나 사극에서 보이는 호화찬란한 12품 반상이 왕의 전형적인 식사 모습이 아니라 그건 특별한 날의 모습이었고 전반적으로 왕을 위한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소박했다는 사실이 이채롭고 또 새로웠다.
명나라의 영향을 받은 음식, 또 일본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들을 가감없이 적으며 우리 것이 무조건 최고고 독자적이라는 그런 아집에서 벗어난 폭넓은 사고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음.
아무래도 자료가 많은 조선 중후반에 비중이 갈 수밖에 없겠지만 시대별로 풀어내는 음식들의 내용과 간략한 조리법, 재료 등의 정리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내용인 것 같다. <-- 이건 전적으로 내가 읽은 책들에 한정되는 얘기. 더 방대하고 많은 책을 읽은 사람들은 또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겠음.
전체 내용에서 그야말로 지엽적인 한 부분인데, 조선 초기까지 우리 나라 왕실과 최상류층에서는 버터를 먹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제일 새로웠다. 버터를 만드는 사람들을 수유치라고 불렀는데 버터를 왕실에 바치는 대신 군역을 면제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군역을 면제받기 위해 수유치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태종이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버터 제조 자체를 다 금지시켜버렸다는 전설이....
어느 왕조나 또 어느 시대나 이런 인간이 없지는 않겠지만 조선에는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를 홀라당 태워버리는 극단적인 왕들의 빈도가 참으로 높은 듯.
내용의 진위 여부는 내가 판별할 능력이 안 되니 통과하고, 저 '버터'처럼 분명 우리 말로 부르던 단어가 있었을 텐데 외래어의 사용빈도가 높았던 건 많이 아쉬웠다. 재미보다는 정보에 촛점을 맞춘 책인 것 같은데 그러려면 저런 사소한 문제들도 깔끔하게 정리를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