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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가난.

by choco 2009. 5. 5.
최시중이 미국에 가서 자기나 이메가나 배 고프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니 어쩌니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는 기사를 보니 약 20여년 전 백담사로 쫓겨가기 직전 연희동 골목에서 전두환이 발표했던 성명서가 오버랩 된다.

자세한 내용은 당연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상하게 뇌리에 남았던 게 찢어지게 가난해서 어린 동생이 병원에 못 가서 죽었다던가, 굶어서 죽었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던가 손수건으로 훔쳤던가까지 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동생을 그렇게 보냈다니 참 안 됐구나, 정말 가슴이 아팠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들었던 생각이 '그 세대에 가난 때문에 가족을 잃거나 가슴 찢어지는 기억이 없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그럼 가난 때문에 동생을 잃은 사람은 다 저렇게 사람을 수도 없이 죽이고 수천억씩 해먹어도 된다는 건가?' 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게 정말로 까칠했다. ^^;)

그 발언에 대해 동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기억도 나는데...  그걸 벤치마킹하는 중인가?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최시중이나 이명박으로 바꿔서, '배고프고 가난해서 피눈물이 났던 사람은 잘 살기 위해서 온갖 나쁜 짓을 해도 다 괜찮다?' 민주화를 전두환 시절로 역주행을 시키더니 이제는 참 별 걸 다 따라 하는군.  한 마디로 주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