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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알라딘

by choco 2009. 5. 30.
머리가 시끌거리고 아무 것도 잡히지 않을 때 내 도피처는 책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책마저도 잡히지 않는 건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이다.  그래서 책도 읽을 수 없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에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내 자신에게 대비되어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한치도 아니라 그야말로 수십 치가 건너다 보니 적당히 힘들었던 내게 지난 일주일은 책이 도피처이나 안식처였다.  덕분에 미뤄놨던 책들을 좀 처리했는데... 그 감상은 언제 쓸지 모르겠고... 

당장 읽지는 않더라도 무슨 신간이 나왔는지, 보관함에 쌓아놨던 것 중에 먼저 살 책들을 고르고 하는 와중에 알라딘 사장이 과거에 운동을 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예전에 국방부 금서목록 특별전 배너를 떡~하니 걸어놓았을 때는 역시 장사하는 사람들은 빠르구나~ 정도로 감탄만 했다. 그때는 오히려 태평성대였다고 할 수 있는 막장 정국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액션이 은근슬쩍 보인다.

알라딘 회원은 사용을 하거나 말거나 서재라는 게 생기는데 화요일인가 보니까 서재에 추모배너 달기라는 메뉴가 새로 생겨자 있었다.  노출 안 함, 31일까지, 노출, 계속 노출 3가지 옵션이 있다.  이런 거 안 만들어 준다고 욕하는 회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온갖 소소한 것들에 딴지를 걸어대고 털어대다 없으면 먼지를 만들어서라도 털어내는 지금 일당들의 행태로 봐서는 미운 털 박혀 고생하기 딱 좋은 짓인데... 대담하네? 싶었다.

그런데 오늘 책 고르려고 들어가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이라는 책 모음 섹션을 이벤트로 큼지막하니 노출을 시켜놨음.  물론 추모 분위기에 묻어가는 마케팅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친의 표현을 빌린다면 '간이 배 밖으로 나온 행동'이 아닐까.  

마케팅이든, 다른 의도든 간에 저 일당들에게 노골적으로 딸랑딸랑하는 곳들보다는 차라리 이런 마케팅에 속아주고 싶다.  리브로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몇백원 차이에도 주저없이 예스24나 인터파크로 옮겨탔는데 알라딘에 올인을 해줘야겠다.

벌써 낚인 것 같기는 함.  노무현 대통령이 죽기 전까지 보고 있었다던 '유러피안 드림'과 유시민이 쓴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는 읽고 싶어졌다.  조만간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