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여름까지 새 홍차 뜯기를 자제하고 열심히 마셔준 결실을 거두는 계절 가을. ^^; 지난 주에 이어 또 새로운 홍차를 하나 뜯었다. 본래 유통기한이 임박하지 싶은 브라마의 인디안 티를 개봉하려고 했는데 물을 끓고 있는 와중에 그 홍차가 보이지 않아서 급히 고른 게 바로 믈레스나의 마탈레.
이렇게 생긴 친구다.
얼마 전에 라트라푸라도 다 마셨고 우바며 누와라엘리야도 새로 뜯지를 않아서 지금 내 찻장에 신선하고 맛있는 실론 티가 없는 거의 전멸한 터라 얘를 보자마자 잘 됐다 싶어서 간택을 했다. 더불어 실론 티의 다른 품종은 거의 다 마셔봤지만 마탈레는 초면이라는 것도 작용을 했음.
참고로, 믈레스나에서는 50그램 단위로 포장된 실론티 패키지 세트가 나온다. 우바, 누와라 엘리야, 딤블라, 루후누, 이 마탈레까지 다섯 종류의 실론티가 한 세트로 포장되어 있다. 그중에 초면인 게 마탈레와 루후누인데 루후누는 중간에 있어서 밀렸음. 마케팅에서 위치를 중요시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포장지의 설명을 간략하게 옮겨오자면 LOW MEDIUM FLOWERY PEKOE로 오래된 고대 사원(스리랑카니까 절이 더 적합하겠지?)과 진귀한 예술품들이 많은 마탈레라는 지역에서 나는 홍차. 블렉 커런트 같은 풍미의 진하고 달콤한 맛으로 피로를 풀어줄 거라고 함.
티마스터 같은 쪽에 입문을 하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인 둔한 입맛이라 솔직히 블랙 커런트의 풍미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고, 좀 전에 '오랜만에 제대로 홍차 사탕맛이 나는 홍차를 마시는군'이란 생각은 했다. ^^
색깔도 다홍색, 맛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홍차의 맛과 향~ 말 그대로 진하고 향기로운 실론 티이다. 갓 구운 시나몬 레이즌 베이글과 함께 먹었는데 좋은 궁합이었다. 실론티 특유의 이 무난하면서도 풍부한 맛 덕분에 달달한 디저트 종류를 곁들여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무슨 프로모션이라서 꽤 싸게 구입했는데 세트로 가져온 친구까지을 다 먹어치우면 또 구입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언제 다 마실지. 얼마 전에 신문에서 올해 차 작황이 작년에 이어 세계적으로 안 좋아서 (아프리카 케냐만 제외) 선물 시장에서 차값이 벌써 엄청 뛰었고 내년에 차값이 엄청 뛰고 일부 품종은 품귀현상도 일어날 거라고 하던데 난 당분간은 차 작황이 어쩌거나 말거나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홍차는 갓 뜯었을 때가 제일 맛있는데 기회 닿으면 친구들과 많이 마셔줘야겠군. 그러나... 10월 말까지는 아마도 죽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