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는 팡/통만 봤다. 쉔/자오와 이 커플은 쌀자루도 10년 정도 지극정성으로 던지면 우아하게 던질 수 있다는 산 증거인 것 같음. ㅋㅋ 21세기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페어의 암흑기인 것 같다. 100m 고르디바인 바자로바네가 깨지지 말고 잘 좀 성장해주길.
남싱은... 제레미 애보트가 이번에도 멋진 프로그램을 홀라당 말아 드셔서 마음이 아팠고, 다카하시는 잘 하긴 했는데 곡만 바뀌지 매번 비슷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에 살짝 지겨워지고 있음. 하뉴도 괜찮게 타긴 한데 얘가 이 점수를??? 쫌 이랬음. (하긴 충격과 공포는 여싱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그 느낌은 하루만에 증말. ^^;;;)
김민석 선수는 기술점은 일본애들에 비해 가산점이 짜긴 했지만 그럭저럭 장난질 없이 나온 것 같은데 PCS는 쫌... --; 일본 선수들보다 스케이팅이 좋다거나 카리스마가 있다고 주장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동일 선상에 놓고 절대 평가를 해보면 하는 것에 비해서 확실히 짠듯한 감이 있다. PCS가 쬐끔만 더 후했거나 아니면 프리 때 트악-트토 컴비를 날려먹지 않았다면 국제대회 170점대 진입도 가능했었는데. 상위 그룹하고는 아직 차이가 많으니 순위는 크게 욕심낼 수 없지만 160점대 후반의 점수를 받은 게 아쉽다. 그래도 이제 만 18세고 매 시즌마다 딱 한걸음씩 발전해 오는 선수니까 앞으로 5-6년 더 선수 생활을 꾸준히 한다면 뭔가 보여줄 날이 오겠지.
여싱은.... 한 마디로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느 정도라야 충격과 공포라는 단어를 쓰지. 사대륙 여싱 프로 채점은 말 그대로 총체적 코메디였다.
1위인 안도 미키. 정말 잘 했다. 박하게 매기자면 살짝 고개가 갸웃해지는 점프도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기준을 보자면 회전수도 다 허용범위 안에 들어왔고 랜딩은 오~였고, 깔끔하니 몸 쓰는 것도 굉장히 부드러운 게 프로그램의 완성도 등등의 측면에서 보자면 근래 몇년 간 경기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201점?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가 일본인이더라도 제대로 된 피겨 팬이라면 그 점수는 부끄러웠을 것 같음. 대만이 일본의 안방이나 다름 없다는 어드밴티지 등등을 다 따져서 보자면 180점대가 그나마 적당한 점수. 아주아주 후하게 팍팍팍 얹어 준다면 190점 초반대까지도 그럭저럭 비벼는 볼 수 있겠지만.... 200점대는 진짜 코메디였다.
2위는 아사다 마오. 얘는 프리보다 쇼트가 더 웃긴듯. 트악이야 어쩔 수 없었다고 치고, 연결 점프도 투풋이었는데 가산점의 향연. 어떻게든 1등을 주려고 악을 쓰는 게 보여서 프리에서 엄청나게 말아먹지 않는 이상 안도 미키를 밀어내고 뒤집히겠구나 했는데 미키는 잘 했고, 본인은 쇼트보다는 티가 덜 났지만 역시나 말아 드셔서 아쉽게(?) 2위.
3위는 미라이 나가수. 잘 하고 못하고는 떠나서 쇼트도 프리도 참으로 재미없는 프로그램. 주니어 때는 반짝반짝 하는 게 있는 선수였는데 시니어가 되면서 왠지 매력이 떨어진다. 여하튼 역시나 엄청 점수는 잘 받았다.
이런 기준으로 도쿄 월드 채점하면 김연아 선수가 평균적으로 하는 레벨의 난이도와 완성도의 경기를 했을 때 점수가 얼마나 나올까 갑자기 궁금. ^^;
곽민정 선수는 8위. 이 역시 PCS만 좀 주는 만큼 줬으면 150점대를 넘을 수 있었는데 순위보다 그게 많이 아쉽다. 아시안 게임부터 연달아 엄청 혹사당하는 느낌인데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전반적인 컨시를 지켜나가는 걸 보면 월드가 기대가 많이 된다. 월드 때는 150점대를 꼭 돌파하길. 그리고 부상 관리 잘 해서 다음 시즌에는 160점대 진입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