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좀 빠지니 움직이고 싶은 모양. 인간이나 개나 그건 다 똑같다. 덜 먹고 더 움직이면 살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면 또 더 움직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여하튼 나가겠다고 설쳐서 동네에 볼일 볼 때 데리고 나갔다. 장에 가서 시장만 보고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기운이 뻗친 개가 집과 반대방향으로 go~go~. -_-;;; 엎어진 김에 줍는다고 그냥 포기하고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면서 와인 가게 들러서 와인 주문하고... 자기 한계와 상관없이 일단 멀리 가는데 집중한 뽀삐는 당연히 올 때는 퍼져서 내가 안고 왔다.
뽀삐 1세는 동네 지도를 머리에 넣고 있어서 딱 자기 체력만큼 계산해서 어느 정도 가면 알아서 집으로 가자고 U턴을 했는데 얘는 그런 계산이 전혀 없다. 내키는대로 갔다가 올 때는 뻗는 것의 반복. 산책하기 싫을 때 멀리 가는 코스 입구는 귀신 같이 피하는 걸 보면 동네 지도가 머리에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체력 안배와 같은 고난이도 계산은 안 되는 모양.
너무 똑똑한 개도 피곤하긴 하지만... 덜 똑똑한 개는 지놈도 그렇지만 주인의 몸이 피곤하다. 내 개한테 할 소린 아니지만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얘는 바다에 수영하러 나가면 힘 닿는데까지 먼 바다로 헤엄쳐나갔다가 빠져죽을 것 같다. -_-;;;
여하튼 나름 즐겁게 산책하고 돌아오다 집 엘리베이터에서 기분 잡치는 일 하나.
[#M_ more.. | less.. |얌전히 문 옆에 비켜서 있는데 내리는 한 5-6살 정도 먹어보이는 꼬마가 "개다" 그러더니 발길질하는 시늉. 출구를 가린 것도 아니고 깽 소리 한번 안 했거만. 열이 확 오르는데 그 어머니란 여자의 말이 더 가관. "그러면 물려."
그 아줌마 논리라면 물릴 걱정만 없으면 얼마든지 발길질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닌가.
이봐요 아줌마. 그럴 때는 동물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지!
가만있는 동물한테 이유없이 발길질하는 놈이 커서 지 친구들은 가만히 둘것이며 지 마누라랑 부모는 얼마나 곱게 모실지. 요즘 애들 욕할게 아니라 부모가 욕을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