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느니 어쩌느니 사기를 치지만 홍보에 관한 한 내가 가장 잘 하는 건 자기 복제. 이걸 빼서 저기다 쓰고, 저기선 또 여기서 꺼내 쓰고.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일을 정말 내가 봐도 엄청 잘 하고 있다. 아직 아무도 알아채긴 고사하고 의심조차 안하고 있으니 나름 성공적인 복제 라이프.
어차피 아주 일부의 똘똘하고 감각있는 회사를 제외하곤 새로운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그럴 의욕조차 사라졌다는 핑계도 있고.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다. -_-;;;
그런데 아주 가끔은 정말 튀는 걸 새로 짜내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
2014 아시안 게임 유치 행사 영상물을 맡았다.
2010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영상 보면서 정말 한국 홍보 영상물의 완벽한 짜깁기 반복이라고 씹었던 벌을 받는달까. ㅠ.ㅠ 씹어놓고 비슷하게 만들 수는 없는 거 아닌가. 그리고 그런 유치 행사면 어차피 모이던 놈들이 또 모이는 것일텐데 차별화를 주지 못하면 그건 국가적인 망신.
영국이 런던 올림픽 유치행사를 할 때 만들었던 것 같은, 누가 봐도 '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 걸 만들고 싶다. 당시 행사장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반응이 좋았지만 같은 업자로서 정말 눈물이 나도록 부러운 아이디어. 물론 베컴마저도 단역으로 캐스팅한 그 엄청난 자본력도 부럽고.
차범근은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박지성이라도 인천 출신이면 어떻게 좀 써먹어보겠는데 김남일과 이천수. 두 선수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너무 약함. ㅠ.ㅠ
단순한 풍광이나 시설 나열이 아니라 처음엔 이게 뭐지? 하다가 마지막에 아!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반전이 있는 영상물을 만들고 싶은데... 이 구름 잡는 느낌만 있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백만년만에 글을 갖고 고민하게 생겼음. 시일이 너무 촉박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