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현 | 신영미디어 | 2006. 9.?
초반에 엄청 읽히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술술. 약간 어정쩡한 초반을 넘긴 다음부터 몰입도가 상당하다. 그러나 뭔가 시작되는 듯 하더니 확 끝나는 것 같다는 서평에는 나도 동감. 좀 더 해야할 얘기들이 남은 것 같고 좀 더 길게 끌고 가도 될 것 같은데 급격하게 갈등이 해결되어서 조금 아쉽다.
그렇지만 그건 일종의 딴지고... 최근 나온 역사설 중에서 보기 드물게 깔끔한 내용으로 잘 풀어나갔다는 생각을 했다.
스토리 자체는 아주 특별히 새롭다거나 한 건 아닌데 설정이나 느낌이 독특하다고 할까? 시대는 정체 불명의 중국 어디쯤이고 되도 않은 설정이나 질질 짜는 신파 혹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남주와 뇌가 있을 자리에 눈물보가 채워진 것 같은 여주가 아닌 것만 해도 고마울 판에... 술술 즐겁게 읽었다.
여진족과 고려의 관계를 역사에 억지로 끼워넣으려고 하지 않고 짐작이 되는 가상국으로 설정해서 풀어나간 것이 작가의 운신폭을 넓혀서 스토리 텔링을 더 쉽게 만든 것 같다.
우량하에 조연으로 나온 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물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던데 그것도 읽게 될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