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는 금요일 저녁 모임이라 나의 목적은 술. 한동안 와인에 집중하다보니 레몬소주나 맥주와 같은 메뉴가 너무나 땡겨서 로바다야끼를 가려고 했는데... 모이기로 한 6명 중에 3명이나 차를 갖고 왔다. -_-;;; 모두가 좋아하는 타이 음식점은 9월에 두번이나 간 관계로 패스. 결국 비손으로 줄레줄레.
이태원에 본점이 있고 우리 동네에 분점이 있는데... 복작대는 이태원보다 우리 동네쪽이 음식이며 서비스, 분위기 등등 퀄리티가 낫다고 생각한다. 늘 브런치를 먹으러 가야지 하고 있는데 그건 아직 시도 못했음.
다이어트 중인데 어쩌고 하면서도 다들 잘 먹는 인간이라 다이어트는 다음달 내지 추석 이후로 다들 미루고 여자들은 주로 파스타, 남자들은 스테이크와 닭 종류로 시켰음. 나를 제외하고 모두 싸이를 키움에도 한명도 사진을 찍는 인간이 없는 관계로... 오늘도 텍스트 위주의 포스팅. ^^;;;;
스타터로 스테이크를 곁들인 샐러드, 와사비 간장에 절인 참치회를 곁들인 샐러드를 시켰다.
따뜻하게 한 파삭하고 보드라운 바게뜨과 발사믹 올리브가 딸려 나온다. 빵은 바로 초토화. (나중에 한번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 푸짐한 빵 인심~)
이태리 요리를 배운 내 동생 얘기론 이태리 애들도 전채 요리에 생선회 종류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도 소스가 와사비 간장이니 약간은 일식풍인 소스. 다다끼 풍이라고 해야하나? 그러나 루꼴라와 비타민 등과 곁들인 참치회는 최상의 에피타이저. 식욕이 마구 치솟는다.
다음에 나온 게 스테이크 샐러드. 사실 미디움 레어를 선호하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라 미디움으로. 흔한 양상추가 아니라 신선한 특수 야채와 곁들여 나온 스테이크와 크림 소스도 만족~
그런데 우리가 따로 샐러드를 시키지 않았다고 샵마스터가 뜨거운 치즈 소스를 곁들인 그린 샐러드를 서비스로 준 덕분에 또 신나게 먹어댔다. ㅎㅎ; 치즈소스는 모짜렐라와 고르곤졸라, 팔마잔을 녹인 것 같은데 야채를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바게뜨를 찍어 먹으니 더더욱 환상. 사실 이것 때문에 빵을 더 시켰다. 친구들 불러서 샐러드 낼 때 응용해보면 좋을듯. 아주 간단한데 맛이 끝내줬음~
메인은 각자 다른 것으로 시켰으면서도 한국인답게 서로의 포크와 수저가 한번씩 거쳐가는 구성으로~ 이래서 난 한국이 좋다. ㅎㅎ;
김군은 프랑스 소스 스테이크와 야채. 앞서 스테이크 샐러드를 먹었기 때문에 이건 난 패스. 그리고 김군의 양을 감안할 때 보태주지 않고 뺏어 먹으면 목숨을 보존하기 힘들다. -_-;;;
손군은 샴페인 크림 소스의 닭안심. 샴페인 향이 살짝 나는 소스가 일품이었음.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소스에 치중해서 맛을 봤다.
느끼한 것이 먹고 싶다고 노래하던 내 동생은 새우 그라탕. 소원대로 확실하게 느끼했음. 다른 때라면 나도 엄청 좋아했겠지만 앞서 치즈 소스 샐러드 때문에 몸에서 요구하는 느끼함 게이지가 완전히 충족됐기 때문에 그냥 맛만 봤다.
K양은 토마토 크림 소스의 펜네. 오븐 파스타의 일종인데 토마토 크림 소스며 재료를 아끼지 않은 푸짐함이 마음에 든다.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몬탈치노의 쪼잔함과 비교됨. 거긴 맛의 업다운이 너무 심하고 또 결정적으로 맛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싼데 여긴 납득이 되는 맛과 가격. 내가 왜 비손을 더 선호하는지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S양은 매운 아라비아타 소스의 펜네. 그녀도 평소 느끼꽈인데 다른 때에 비해 아주 깔끔한 선택. 메뉴판에서부터 맵다고 강조한대로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데 한입한입 먹을수록 매운 맛이 점점 강하게 배어온다. 봉골레나 아라비아타를 시키면 파스타집 조리장의 실력이 한눈에 뽀롱나는데 이 집 셰프는 기본이 확실히 된 것 같다.
난 매콤한 씨푸드 파스타. 이걸 주문하면 항상 주문받는 사람에게 먹어 봤느냐, 고수가 들어가는데 괜찮냐? 는 질문을 필수로 받는다. 이태리에서 흔히 먹는 토마토 소스향이 강한 해물 파스타와는 좀 맛이 다른.... 뭐랄까 동양풍의 파스타 스프라고 해야하는데... 어제 김군은 고수가 들어간 짬뽕이라고 간단하게 요약했음. -_-;;; 짬뽕처럼 기름기가 많거나 맵지는 않고 게운하고 참 깔끔하다.
이건 해물의 신선도가 생명인 고로 함부러 시키기 힘든 종류. 내가 앉은 식당을 믿을 때만 주문할 수 있다. 아니면 비린내 진동하는 요상한 정말로 오징어 짬뽕을 받는 경우가 있음. 비손은 신뢰를 배반하지 않고 신선한 해물이 뜸뿍 들어간 파스타를 내줬음.
고수향이 좀 모자라서 고수는 추가해서 더 넣고 게운하게 먹어 치웠다~
그리고 다시 서비스로 밀크 푸딩까지 얻어 먹고 술이 고팠지만... 우리 집에서 차 마시는 걸로 끝내고 헤어졌다.
레몬 소주나 맥주가 고프다. 빨리 술파티 모임을 잡아야 한다. 차가 없는 인간들로.... 누구를 꼬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