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란 놈들은 일단 따면 빨리 마셔줘야하기 때문에 혼자나 두명이 한잔 정도씩 마시고 싶을 때 포기해야할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단골 와인샵에서 작은 사이즈 와인을 제법 골고루 들여놓는 기특한 일을 해주고 있어 업어온 와인 중 하나.
대충 1000원이나 그 이하 가격이라 비교적 부담이 없는데다 전체적인 질도 가격대비 아주 착한 수준이다. 3-4병 사온 것들은 기록도 안하고 다 마셔버렸고 마지막 남은 작은 사이즈는 오늘 한가한 김에 기록.
간단한 시음기록
칠레 와인이 그렇듯 가격대비 질이 높음.
까베르네 소비뇽이 굉장히 거칠고 탄닌맛이 강한 경우가 많아서 쉬라즈나 멜롯 품종의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내 동생에겐 늘 박한 평가를 받는데 얘는 까베르네 소비뇽임에도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 드문 칭찬을 받았다.
솔직히... 나도 라벨을 보지 않았으면 까베르네 소비뇽과 멜롯을 섞어 블랜딩한게 아닐까 착각했지 싶다. 그 정도로 목넘김이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살짝 묵직한 무게감도 잃지 않고 있음.
부케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바디도 가볍지 않고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가 9000원짜리 (물론 작은 사이즈긴 하지만) 와인으론 황송할 수준이다. 어제는 머리가 멍~해서 색깔까진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말 그대로 짙은 포도주빛. ^^ 루비빛의 색감을 느낀 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이 회사 와인들은 골고루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부친은 닭과 나와 동생은 파파존스 피자와 곁들여 마셨는데 파파존스 피자와 너무 잘 어울렸다. 따로 안주나 식사 없이 그냥 와인만 한잔 하고 싶을 때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와인 사러가서 두어병 더 사다놔야겠음.
그런데 작은병 와인들을 들여놓으니까 전보다 더 많이 마시게 되는 것 같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