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엄마를 따라 많이 갔던 곳이다.
내게는 완전히 미로인 그 골목길을 망설이지도 않고 척척 다니면서 가려는 가게를 찾아내는 엄마를 엄청 신기하게 바라봤던 기억도 난다. (길눈은 타고나는 듯. -_-; 우리 모친은 네비가 필요없었는데 난 지도를 손에 들고도 헤맴. ㅜ.-)
이후 두타며 밀리오레가 생기면서 동대문 종합시장이며 평화시장 쪽은 전혀 갈 일이 없었는데 오늘 회의 하러 가봤다.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인지는 당연히 기억도 안 난다. 동대문과 함께 나름대로 이정표였던 야구장도 사라지고 새로운 메리어트 호텔 공사를 하고 있어서 많은 게 변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복잡한 골목들은 여전하더라.
첫 미팅인데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여유롭게 시간을 잡았는데 역시나 엄청 헤맸다. 그나마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 거의 1시간 여유가 있었기 망정이지 본래 의도대로 30분 정도 여유였으면 속 좀 탔을듯.
잠깐 시간이 남아서 상가 구경하면서 원단이며 그릇, 각종 부자재들을 구경하는데... 재밌다. 디자이너들이 재료 구입하러 오는 곳이라 그런지 물건 사는 사람들의 패션도 오잉???과 우와!!! 를 왔다갔다. 튀는 복장의 젊은 디자이너로 보이는 아가씨들부터 이불 맞추러 온 할머니들까지 사람 구경도 쏠쏠.
회의 때문에 몇번 들락거릴 것 같은데 시간 여유 있을 때는 시장 구경 좀 해봐야겠다. 어차피 원단 등 재료 위주라 내가 갑자기 미쳐서 재봉틀이라도 사기 전에는 충동구매할 건 하나도 없으니 안전한 장소임~ ㅎㅎ
이 동대문 종합시장 바로 옆에 메리어트 호텔이 들어선다니... 세월무상이랄지, 상전벽해랄지.
그나저나 동대문 시장이 주식회사 소유고 그 회사에서 경영한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세상엔 정말 내가 모르는 일들이 많다. ^^; 겸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