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일상 잡담

by choco 2013. 9. 11.

1. 그달 벌어 그달 먹고 사는 3D 일용직 노동자 입장에서 매년 불경기가 아니었던 때가 언제 있었겠냐마는... 작년부터 올해는 정말 그동안 불경기야~라던 투덜거림이 엄살로 느껴질 정도로 휑~하다.

 

그걸 제일 실감하는 게 홍보물 폴더.

이메가 라인들 때문에 강바닥 파는 거 빼고는 홍보물 시장 박살났다던 2009년에도 한여름과 연말 연초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달 2-3편의 기획안을 썼는데 올해는 다 합쳐서 5편이나 썼나? 

기획안 대결의 승률은 2할만 되도 엄청난 수준이라 저 정도면 기획료 + 간간히 건지면서 그럭저럭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뿌리는 떡밥도 없으니 수확도 당연히 흉년. 

 

그래도 산입에 거미줄은 안 친다는 걸 실감하는 게... 창조 경제의 뻘짓 때문에 큰 거 한장이 날아가고 수금들도 미적미적한 가운데 오늘 생각지도 않은 4쇄의 소식과 인세가 들어왔다는~ ^0^

명절 앞두고 좀 궁핍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푸근해지네~

역시 사람은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하는 일들 열심히 하고 수금 닦달하면 올해도 그럭저럭 먹고 살 수는 있겠군.

문제는 내년인데... 그건 또 그때 가서 고민하지 뭐. 

 

2. 엄격한 식이요법과 치료, 투약으로 뽀양의 귀는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는데.... 문제는 부작용이 다른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본래 개란 동물은 육식을 해줘야 하는데 염증이 생길까봐 한 3주 가까이 곡류와 과채류만 먹고 살고 있는 개가 드디어 금단 증상을 보이기 시작.  속이 허한지 완전 식신이 되서 먹을 것만 보면 환장을 한다. 

아침밥 먹으면 자느라고 주인이 나가는지 들어가는지 상관도 않고, 저녁밥과 후식을 먹으면 하루 일과가 끝났다고 편한 자리 찾아서 자던 개가 주인들의 일거수일투족, 특히 부엌 근방에서 움직임은 완전 밀착 방어다.

부엌 가서 물이라도 마시고 방으로 들어오면 꼭 따라와서 뭐 먹는 거 있는지 검사하고 그러고도 못 미더워서 나갔다가 불시에 다시 들어와 한번 더 보고.   이게 무슨 일제강점기 감옥 점호도 아니고....  -_-;

 

근데 배가 고프면 확실히 모든 감각이 예민해지는 모양이다.

뽀양이 쌩쌩하던 젊은 시절에 밤이나 새벽에 냉장고 문 열면 어느새 발 아래 개가 나타나는 텔레포트를 경험했는데 요즘 늘그막에 다시 그러고 있음.

 

빨리 치료가 끝나서 고기를 먹게 해주지 않으면 주인을 잡아 먹을 것 같다.

 

3. 볼쇼이 백조의 호수 공연이 무산됐나?

예매 공지를 기다리다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사라졌네?

올해 가장 대박 공연이었는데 만약 그렇다면 정말 아쉬움....

 

그래서 그 허한 마음을 미샤 마이스키의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을 예매하는 것으로 달랬다.  ^^

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첼로 협주곡으로 구성된 프로그램들고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거장이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보시길~

 

까마득한 후배가 그 연주의 지휘자인 걸 보면서 난 뭐했나 하는 약간의 자괴감도 생기긴 하지만... 대신 즐기고 있으니 그걸로 만족~  미샤 마이스키 연주와 함께 지휘자가 어떤 수준인지, 어떤 연주를 하는지 보는 것도 나만의 즐거움일듯.

 

4. 막심 므라비차의 연주도 엄청나게 땡겼지만 10월 1일. ㅜㅜ

10월 2일 템페스트를 질러놓은 터라 포기했다.

몇년 전엔 하루 두탕도 뛰었는데 이제 연달아 보는 건 엄두가 잘 안 나네.

아쉽지만 므라비차는 젊으니 또 다음 기회가 있겠지.

 

이번 동계 올림픽에는 므라비차의 그리그 안 들을 수 있으려나? 

현재로는 가능할 것도 같음.  ㅎㅎ

 

5. 다음 달 카드비 결제 보면 간만에 문화비 폭발일듯. 

더불어 동물병원 진료비도.  -_-;

그래도 빵꾸 안 내고 사는 것에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