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해를 넘긴 음악회로구나. ^^;
감상 리스트를 보니 빠뜨렸길래 역시나 내가 갔었다는 기록 정도로만 끄적.
12월에는 바쁘기도 하고 춥고 길 막히고 하는 게 싫어서 정말 꼭 보고 싶은 게 아니면 공연도 많이 포기한다.
하지만 이 공연에는 첼로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3대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는 부루흐, 생상스, 드보르작의 협주곡을 한 자리에서 더구나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한다는 소식에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볼쇼이 발레단 내한공연이 뻐그러진 김에 그냥 잽싸게 예매를 해버렸다.
지휘는 성시연에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곡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걸 보면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연주였지 싶다.
가장 기대했던 첫곡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내게 첼로의 매력을 알게 해주고 다시 태어나서 음악을 한다면 꼭 첼로를 하리라 결심하게 했던 곡인데...
얘는 기대보다는 살짝 뭔가 미진하니 밍숭맹숭.
좋은 연주임에는 분명하나 뭔가 좀 아쉬웠다.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가단조.
역시나 아주 좋아하는 첼로곡인데 이건 좋았던 것 같음.
4달 가까이 지나니 기억에 남는 게 없다. ㅎㅎ;
다음부터는 감상은 간단하게라도 미리미리 써야겠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나단조.
아무리 미샤 마이스키라고 해도 나이도 있는데 하룻밤에 협주곡 세곡 연주는 좀 무리였나? 싶은...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 뒷심이 딸리고 티나지 않는 실수들도 꽤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미샤 마이스키가 가장 대중적인 첼로곡들을 하루 저녁에 세 곡이나 연주해준 것만으로도 충족되고 즐거웠던 저녁으로 기억됨.
뽀골뽀골 그 머리가 허옇게 변한 걸 보면서... 나도 늙어가고 있음을 새삼 실감.
내가 어릴 때 사모하던 로스트로포비치 할아버지가 이미 저 세상 분이 되셨으니... 세월이 많이 흐르긴 한 거다.
다리에 힘 있을 때 음악회 열심히 쫓아 다니면서 죽을 때 후회없이 좋은 음악을 많이 듣다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