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때 잠깐 한숨.
날씨 신의 가호를 전혀 받지 못한 휴가라 주로 실내 공간을 위주로 돌아다녔는데 전주 옆 완주 모악산 골짜기에 있는 아주 근사한 미술관을 하나 만났다.
이곳~ 전북도립미술관.
딱 들어간 때가 마침 도슨트 해설타임이라 어려운 현대미술 속의 의미를 제대로 잘 듣고 왔음.
아쉽다면 해설 때문에 내가 생각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거고 동행자가 미술에 별반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도슨트 해설 들은 뒤 다시 찬찬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는 거. 이런 곳에 갈 때는 정말 취미나 취향이 비슷한 동행자 아니면 혼자 다니던가 그래야할 것 같다.
현대작가들이라 사회 참여적인 작품들이 많긴 한데 1980년대의 민중미술이 가진 조악함이랄까 그런 거친 힘이 많이 사라지고 좀 더 세련된 느낌이라 내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세월호의 비극을 다룬 '학살'이라는 꼴라쥬 그림은 지금도 인상에 남는다.
이건 합법적으로 가져온 작품의 조각.
커다란 바위 같은 초콜릿 덩어리인데 그 덩어리는 작가 자신이고 그걸 관객들이 조금씩 잘라가거나 먹음으로 인해서 변화 혹은 훼손되는 모양 자체가 또 다른 변형이고 예술 작품이라는 해석?
맛은 그럭저럭. ^^ 그러나 피곤한 오후에 달달하니 괜찮았다.
비가 많이 오고 춤지 않았다면 걸어보고 싶은 조경.
복작거리지도 않고 고즈넉한 산 속에 모처럼 마음에 드는 미술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