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하라 마리 | 마음산책 | 2015. 8~9월?
의욕적으로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을 다 사들이고 있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중에는 제일 별로.
이건 작가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내 유머 감각이 이런 류의 말장난에 별로 코드가 맞지 않은 것 때문일듯.
간간히 피식피식 실소를 흘리기도 했지만 이전에 요네하라 마리의 책에서 느꼈던 무릎을 탁 치는 그런 감탄이나 생각지도 않게 쏟아지는 그런 폭소는 오히려 없었다.
개그콘서트를 단 한번도 끝까지 본적이 없고 웃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걸 보면 난 웃을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반응하는 유머도 있긴 한데 그건 정교하게 설정된 상황과 거기서 파생된 반전에서지 여기 등장하는 공식에는 크게 반응이 되지 않았음.
난 웃기려고 드는 시도에는 좀 저항 내지 방어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건 전적으로 내 취향이고, 그냥 가볍게 읽고 또 유머의 본질, 혹은 공식에 대해 그녀 나름의 파악을 들어보는 재미는 있음.
소위 음담패설, 남녀 관계, 섹스에 관한 유머는 만국공통인 모양이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친구들과 놀러가 밤샘을 할 때면 온갖 음담패설에 배를 잡았었는데....
여기서 그때 주고 받았던 내용의 변형을 만나니 우스우면서도 신기하단 생각이 듦. ㅎㅎ
약간 벗어나는 얘기인데 일본이 참 가깝다는 걸 이 책에서 새삼 느낀다.
여기 등장하는 유머들의 꽤 많은 것들은 한국에서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한국에서 건너 갔는지 일본에서 건너 왔는지 아니면 인간 유전자가 본질적으로 같은 걸 추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익숙한 유머들을 발견하는 건 나름의 소소한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