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버 양예원의 과거 강압적인 음란 사진 촬영과 그 사진 유출로 떠들썩한 것을 보며 떠오르는 기억 하나.
아마 10년도 더 전이지 싶은데 프랑스던가 유럽 현대 무용단이 '봄의 제전'을 갖고 내한공연을 왔었다.
봄을 깨우는 제전에 여성이 희생되는 내용인 이 작품의 특성상 꽤 많은 안무에서 여성 무용수가 상당한 노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안무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전라로 춤을 추는 거였다.
당시 분위기로선 당연히 그건 공연이 있기 전부터 언론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수십년 전 피나바우쉬가 안무한 봄의 제전 내한공연 때 여성 무용수의 상반신이 노출 됐다고 하루만에 공연이 금지됐던 것과 비교하면서 우리도 예술의 자유가 커졌다는 식의 얘기들도 나왔던 걸로 기억함.
여튼 당시의 난 어지간한 무용공연은 다 쫓아다니던 시절이라 그런 외적 화제와 상관없이 잽싸게 예매하고 공연장에 갔는데... 내 수십년 무용관람 인생에서, 특히 한국에서 공연한 현대무용에서 그렇게 남자 관객이 많은 공연은 처음이었고 단언하건데 마지막일 것이다.
더불어 기억나는 건 -솔직히 너무나 불쾌했기에 생생하다- 객석을 채운 아저씨들 몇몇이 희생제물이 된 여성 무용수가 나체로 춤을 시작하자마자 카메라던가 핸드폰이던가를 꺼내 처음부터 끝까지 그 모습을 촬영했던 모습.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시 토월극장 직원들이 왜 그걸 제지하지 않았을까? 너무 많아 감당이 불가능해서?
그 아저씨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공연영상을 찍었는지는 짐작은 가지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춤에 반해서 저러는 거라고 부디 그 무용수가 생각해주길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었다.
전라로 추는 춤 장면만 기다리며 거기에 왔던 그 아저씨들에게 그런 짓을 돈 몇푼만 내면 대놓고 할 수 있는 판이 마련해줬으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라는 생각이...
그때 그 공연 찍은 인간들 중에 그거 올려서 푼돈 번 인간이 부디 없기를 바라는 건 너무 큰 소망일까?
성별을 떠나 '인간'의 문제, 인간이 받는 상처에 둔감한 것들은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진짜 혐오한다. 그래서 홍대 몰카 사건 범인이 밝혀졌을 때 그 모델을 혐오했고 이번엔 남의 영혼을 찢는 그런 사진 올려놓고 푼돈 벌려고 하는 xx들과 침 질질 흘리며 그런 사진 찾아다니는 인간 말종들을 혐오하고 경멸한다.
유출한 xx는 어차피 막장 인생이겠지만 남은 인생마저도 꼭 좀 조져지길.
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