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셨단 얘기를 오늘 들음.
고딩 때 김용의 영웅문 2부로 무협의 세계에 발을 들인 뒤 정말 많이 읽었다. 한때는 무협지를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
김용의 소설이 떨어지자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도 눈을 돌렸고 재밌게 본 것도 많지만 그래도 내게 최고의 무협은 신조협려.
극강의 무공과 정력에 미남이기까지 한 완벽한 남주가 온갖 미녀들을 줄줄이 거느리는 그 남성 판타지의 영역에서 역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희노애락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정말 김용이 최고였다.
마지막 작품 녹정기의 위소보는 마지막까지 전형적인 무협 주인공과 철저하게 반대의 길로 가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였고.
언젠가 김용의 무협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기획해 그에게 그의 무협 세계 안에서 누가 최강인지를 꼭 묻고 싶었는데. 그 질문은 영원히 답을 찾지 못 하겠구나.
내 10대의 한 부분을 두근거림과 행복으로 채워줘서 고마웠어요.
좋은 곳에 가셨기를. 명복을 빕니다.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