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본이 넘어오길 기다리면서 밀린 포스팅 중.
지난 일요일에 정말 오랜만에 한 문화생활....은 아니고 정말 오랜만에 내 돈을 주고 본 무용공연이라고 해야겠다.
갔다온 직후에 바로 감상을 써야 하는데 요즘 뭔가 쓰는데 질린 상태라 그냥 간단히 내가 이 공연을 봤다는 기록만 남기는 정도로 끄적하자면.
참 잘 만든 작품이다. 안무도 훌륭하고 그 안무를 제대로 구현해준 무용수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조화로운 공연,
피노키오라는 동화를 오랜만에 떠올리면서... 어릴 때 정신 차리는듯 하다가 늘 삑사리 내고 옆길로 새는 피노키오를 얼마나 갑갑해하면서 그 만화를 봤었는지가 갑자기 기억이 나기 시작. ^^;;; 애니메이션이나 활자보다 추상적이고 한계가 있는 무용을 통해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하다니 안무가가 참 멋지게 작품을 짰구나란 생각을 했다.
시작과 끝 부분의, 오르골이 돌아가는 것 같은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펼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지금 떠올려도 박수가 나오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쉬지 않고 나온 피노키오는 무용수에게 극한 역할이지 싶었음.
일요일에 나가는 거 별로 안 즐기는데 이날은 나간 보람을 팍팍 느끼게 해준 즐거운 공연이었다.
이 안무가가 다시 한국에 온다면 곧바로 예매해야겠다.
LG 아트센터가 현대 무용을 골라오는 안목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세손가락 안에 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