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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우한 폐렴 혹은 코로나 바이러스

by choco 2020. 1. 27.

지금 난리가 난 우한 폐렴을 보면서 온 언론이 이렇게 다 합심해서 괴질에 대한 실시간 공포 중계를 한적이 있었나 가물가물 기억을 더듬는 중.

2003년으로 기억되는 사스 때는.... 사스가 한참 창궐할 때 본진 중 하나인 태국으로 출장을 갔었다. 당시 태국 총리이던 탁신이 만약 태국에 와서 사스에 걸리면 10만불, 혹시 죽으면 100만불 준다고, 걱정말고 태국 오라고 막 그랬었는데... 그때 태국 가면서 피디들이랑 사스 가볍게 걸려서 10만불 땡기면 좋겠다는 큰일날 소리를 농담으로 했던 기억만 나는 걸 보면 별 개념이 없었던듯.  ^^; 

몇년 전 신종플루 때는 돈독 오른 이명박, 메르스는 뻘짓하며 살려야 한다 어쩌고 쇼만 하는 박근혜와 그 일당들 욕 하느라 바빠서 그닥 두려웠던 기억은 없구나.  자력갱생, 각자도생이 당시 단톡방의 구호였던듯한 기억이 가물가물.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단 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단어가 견주들에겐 아주 익숙하고 만약 내 멍멍이가 걸리면 치사율이 70% 이상으로 공포의 대상이라 느낌이 좀 살짝 다르긴 하다.  뽀삐가 지금 옆에 있었다면 나는 인축공통이라는 이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뽀삐를 어떻게 지킬 것이냐에 대해 심각하게 방역 고민을 하고 있었겠지.  ㅎㅎㅎ  

여튼 지금은... 메르스 때와 달리 좀 심하다 싶게 그닥 의학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내가 보기에도 말이 안 되는 가짜 뉴스들이 심하게 창궐하고 상상의 좀비를 피해 혼자만 살려는 군중들의 난동을 여기저기서 부추기는 느낌? 

백보 양보해서 정보가 부족한데 가짜 뉴스로 세뇌되고 + 안 좋은 인상과 경험이 축적된 경우 중국인들에게 대한 거부감까지는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들 데려오는 것까지 난리를 치는 집단 이기주의 심리에 대해선 혐오를 넘어 공포까지 느껴진다.

수십명이 죽을 때까지 삼성 의료원 지켜주느라 헛다리만 잡던 메르스 때에 비하면 굉장히 빠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보는데 인터넷에서 떠드는 인간들은 거의 무정부 상황에 내가 살기 위해선 환자들 다 때려잡아 죽이자는 분위기? 나도 11월인가 12월부터 시작된 전염병을 감춰온 중국 정부 엄청 욕하고 있지만 걸린 사람들 잘못은 아닌 게 정상적인 생각의 흐름 아닌가? 음모론자는 아니지만 이런 증오와 광기를 유도하는 세력이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듦. 

지금 그 기피 대상이 되는 환자가 바로 나 자신이나 자기 생명보다 소중한 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드는지.  극한 상황도 아님에도 나랑 같은 국적의 인간이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추태가 썩 유쾌하진 않다.  지금은 정신이 나갔으니 할 수 없다손 치고, 나중에라도 정신 좀 차리고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하길....  너무 큰 소망인가?

올해 어영부영하다 독감 예방주사를 걸러서 본래도 열심히 손 씻고 있는데 이건 각막감염도 된다니 선글라스나 안경도 나갈 때 빼먹지 않고 쓰고 다녀야겠다. 

이번 주가 큰 고비라니 더 퍼지지 않고 다들 무사히 잘 이기고 넘겨주길. 

덧. 물 많이 마시면 눈곱만큼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함. 내가 아니라 내과 의사 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