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by choco 2020. 2. 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난국에 다행히 정신줄 제대로 잡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라서 요즘 잘 가는 카페 중 한 곳에서 이번 우한 교민들 귀국과 수용 과정을 두고 까칠한 댓글 대전....까지는 아니고 소소하나 조금은 날 선 의견 교환이 오갔다.

그중에서 한 명이 쓰고 몇몇이 열렬히 호응한, '극한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은 다 똑같다'는 말에 대해 여기 대나무밭에서 나 혼자만의 소소한 반박이랄까, 살풀이?  요 며칠 투자 카페에 글 올렸다가 악플에 괴로워하고 있는 친구에게 "고양이도 x 싸고 나면 모래로 팍팍 덮어 안 보이게 하고 나온다.  x은 피하던가 피할 수 없으면 그냥 안 봐야지 왜 그렇게 냄새 나는 x을 쳐다보면서 헤집고 있냐. 고양이한테 좀 배워라."고 한 터라 나도 x을 피해서 여기로 왔다.  ^^

극한까진 아니더라도 힘든 상황에 가보면 그 사람의 본성이랄까, 바닥이 대충 보이긴 한다.  극한까지 가면 본성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긴 했지만 그 드러나는 바닥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단... 그 극한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누군가에겐 이 상황이 극한일 거고 나를 포함한 또 다른 일부들에겐 이건 극한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는 좀 위험 요소가 커진 일상이겠지.  아마 그 차이가 지금 반응과 행동의 차이를 낳고 있긴 하겠지만 여기서 더 진짜 극한이라는 상황에 가더라도 오로지 '나만의 위해!'라는 그 동물적인 생존욕구의 바닥을 드러내는 사람과 그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품위와 존엄을 유지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다.  벌써 '나만'의 단계에 도달한 사람들은 아직도 본능을 넘어 인간성을 지키려는 사람들 때문에 자기 추한 모습이 강조되는 게 싫기 때문에 다 그 수렁으로 끌어들이고 싶겠지. 

70~80대 이상이야 정말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극한의 전쟁이라는 트라우마를 겪은 세대라 공감이 모자라고 '나만'을 우기는 게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지만 그 아래, 특히 먹고 살만한 세대의 저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어디서 온 건지 모르겠네.  일단 빤스라도 챙겨 입고 입에 밥이 들어가면 위선일지라도 품위라는 걸 좀 챙기고 싶어지지 않나?  나만 그런 건가?  맞춤법에 이어 가치관의 혼란까지 오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