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충 잡아도 20년은 더 된 걸로 기억하는데... 현대 백화점에 갔다가 로얄 코펜하겐을 처음 봤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것보다 워머에 확 꽂혀서 매장에 들어가 워머 가격을 물어봤는데 판매원은 '이건 너 따위가 살 물건이 아니야!'라는 아우라를 팍팍 풍기면서 75만원이라고 알려줬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그날 분위기가 장소, 가격까지 다 기억이 나는 걸 보면 진짜 예뻤고 또 가격에 기절하게 놀랐었던 모양이다.
정말 닿을 수 없는 가격이라 곱씹어보면 불쾌할 수도 있었던 그 판매원의 태도도 그냥 사실로만 남아있지 내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았었다. 그냥 '이건 내가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구나.' 라는 고운 체념만 안고 돌아섰는데.....
가졌다!!!! 그것도 그때 들었던 것보다 쫌 많이 싼 가격으로. 물론 이 가격 역시 만만찮았지만 당시 가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 아주 신나서 샀음.
몇년 전 동생이 생일선물로 준 풀레이스 티팟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계심. 이 티팟 샀을 때 당시 춘천 살던 모님이 데세랄까지 들고 출사(? ^^) 왔었는데 이번에도 출사 요청할까 진지하게 고민 중. ㅎㅎㅎ
십수년에 걸쳐 야금야금 모은 삼총사.
얘는 동네 벼룩에서 엄청 싸게 산 플레인 티팟. 남편이 직구했는데 자기 원하는 사이즈 아니라고 팔라고 했다면서 들고 나오신... 그 남편이 어떤 분일지 잠시나마 참으로 궁금했었다. ^^;;; 그러고 보니 얘도 밀크저그랑 슈거볼 있는데 꺼내서 사진 찍어줄 걸 그랬구나.
티끌 모아 태산이라더니... 진짜 나도 꽤 사쟁였구나. 얘네들 안 질렀으면 예금통장이 조금은 더 통통했겠음. 그래도 내가 얘네들에게 받고 있는 위안이 말 할 수 없이 크고 하나도 놀리는 거 없이 열심히 다 쓰고 있다는 것으로 면피 중.
놀러오심 풀레이스 샐러드볼에 비빔국수나 쫄면 대접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