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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2/단상

찔림

by choco 2020. 9. 15.

천주교의 용어를 쓰다면 냉담한지 어언.... 기억도 안 나는구나.

그런데 느닷없이 연말 특집으로 수도원과 수녀원 다큐를 하게 됐음.

나를 빼곤 가톨릭의 ㄱ도 모르는 사람들이라 총대 매고 섭외 중인데, 대화를 매끄럽게 풀기 위해 세례명을 갖다 쓰자니 양심에 찔린다.

천주교의 예의상 일단 세례명, 혹은 본명을 알면 000 자매님, 000 형제님이라...  정말 까마득히 오랜만에 000 자매님 소리를 듣는구나.

수도원은 예상 외로 섭외가 잘 됐는데 (좋은 기획 의도라고 흔쾌히 승낙해주신 000 아빠스님 만세~ ㅅㅅㅅㅏ.... 존경합니다!) 수녀원은 예상대로... 1순위 2순위 다 짤렸음. ㅠㅠ  

전화 걸기 전에 심호흡 하고 마음을 굳게 다진 후 하지만 그래도 이 거절의 말들을 듣는 건 쉽지가 않구나.  그렇다고 이런 중요한 섭외를 서브작가에게 시킬 수는 없어 직접 필드에 나서니 옛날의 아픔이.....  내가 메인이 됐을 때 가장 좋았던 일이 이제 섭외를 안 해도 된다는 거였구만....  ㅠㅠ

지금 출출하니 차 한잔에 뭔가 땡길 시간인데 하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배도 안 고프구나.

잠시 당을 충전하고 또 다음 수녀원에.  제발 기획안이라도 좀 받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