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리코 |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 2021. 3.5~9
본의 아니게 영국 귀족들 스토커가 되어버리는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오랜만에 한 포인트를 정해두고 열심히 파는 독서를 하니 즐겁다.
영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그 집사와 남자하인들의 존재를 낱낱이 파헤쳐주는 책이다. 비교해서 읽은 다른 책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검증 불가능이지만 일단은 어디서도 본적이 없는 정도의 깊이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쫌 아쉽다면, 증언이나 자료 수집의 한계 때문이겠지만, 담고 있는 내용이 빅토리아 시대 후반부터 20세기 중심이다. 빅토리아 시대 초중반의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려고 읽은 내게는 그 부분이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지만 그건 내 사정이고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술독이나 도박, 경마에 빠져 몰락하는)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문학부터 영상 콘텐츠까지 수없이 등장하던 집사들의 아내나 가족이 묘사된 걸 거의 본 기억이 없었는데 그 이유도 이 책을 통해 호기심 한조각을 채웠음.
요즘 중국 부호들이 서양인 집사 두는 게 유행이라던데 상류층 흉내를 내기 위해 어떻게든 집사나 하녀를 두려던 19세기 영국 중산층의 모습이 겹쳐지며 살짝 웃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