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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국외)

영국 메이드의 일상

by choco 2021. 3. 18.



무라카미 리코 | AK | 2021.3.~3.12



빅토리아 시대 일상을 훑는 독서의 마지막 책. 몰아서 4권 정도 읽었는데 이게 가장 재밌었다. 아무래도 여자들이 소소한 편지며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걸 남자보다 더 열심히 하는 편일 테고, 또 대중에게 공개된 글을 쓰는 대다수는 남자인데 남자들의 경우에도 가십성 호기심은 동성보단 이성에게 더 쏠렸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작가가 인정하다시피 자료가 많아서 내용도 풍부하다.

누가 언제 하녀가 되고, 하녀들은 어떤 일들을 했고 그들의 월급이나 대우, 그리고 승진, 그들 나름의 계급 체계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된다. 재미만큼 자료로서 가치도 -적어도 내겐- 충분하다.

빅토리아 시대 하녀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일을 했고 월급은 어느 정도였으며 등등 화려한 상류사회 뒤편의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만날 수 있어서 내 머리 속에서 그림은 좀 더 명확해지긴 하지만 다른 책들처럼 빅토리아 후기부터 에드워디안, 조지 등등 20세기까지 시대의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디테일함에 있어 정확도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큰 변화는 없었을 테니 이 틀에 당시 소설에서 유추하고 상상력을 끼워 넣어야지.

나란 인간은 상상력이 모자라는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확성에 대한 묘한 강박까지 있어서 상황과 집, 생활에 대한 그림이 머리 안에 생생하게 세팅이 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나 말고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데 왜 그 배경에 이리 집착을 하는지....

여튼 이제 빅토리안을 배경으로 한 인형의 집도 만들고 그 안에 가구랑 인형들도 다 채워 넣었으니 이번에야 말로 숙제를 끝내야겠다.

목적이 있는 독서였지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