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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문(국내)

고구려 광개토 대왕

by choco 2021. 6. 23.

다케미쓰 마코토  |  범우  |  2021. ? ~ 5. ?

 

2007년에 나온 책인데 고구려 사료의 한계가 있다보니 지금 봐도 빠지는 내용이 없는 알찬 책.

일본인이 쓴 광개토 대왕에 대한 정리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는데 객관적으로 확실한 자료들 위주로 정리를 해준 것 같다.  

책 한 권의 분량으론 좀 적다 싶었는지 후반부는 고구려의 건국부터 초반의 역사와 신화 정리.  이건 뭐 다 아는 얘기라서 좀 실망스럽긴 했으나 광개토 대왕을 국뽕 없이 3자의 시각에서 정리하는 것은 재밌었다. 

일본 학자니 아무래도 일본 자료에 대한 접근도나 깊이가 한국인보다 더 나을 수 있겠구나 싶은 장은 8장의 광개토 대왕과 일본사에 대한 연구 부분이다.  과거 최인호 작가의 소설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나같은 일반 대중에게는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진 광개토 대왕비 훼손과 왜곡 부분은 비판적인 입장에서도 납득이 가는 반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한국 학자들의 연구를 봐도 그렇고 이 광개토 대왕비 훼손과 왜곡은 이제는 픽션이라는 게 정설로 굳어지는 모양. 

중국이 한국인들의 접근을 막기 때문에 방송은 못 했지만 몇년 전 광복절 특집 때 현지 관료의 호의로 촬영팀이 광개토 대왕비를 구경하고 조금 찍어온 걸 본 적이 있는데 진짜 상상 외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전문 역사학자도 아니고 금석학자도 아닌 일개 일본 첩자 군인이 혼자, 혹은 한두명의 조력을 두고 그걸 정교하게 왜곡한다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은게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현재로선 그렇지만 앞으로는 또 어떤 방향으로 추론과 증명이 이뤄질지는 역사 애호가이자 역사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기대되는 부분이다. 

내 세대 한국인들 상당수가 그렇듯이 꽤 오래 전부터 고구려에 매료되었고 아마도 고등학교 무렵부터 고구려에 대한 책을 조금씩 봤던 입장에서 고구려와 광개토 대왕은 참 한중일 삼국 관계에 따라 수난이랄까, 고생이 많은듯. 

20세기에는 일본이랑 광개토 대왕비를 두고 임나 일본설 어쩌고 하는 것과 으르렁 실컷 하고 좀 잠잠해지나 했더니 이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또 휘말려 남의 역사가 될 위험에 쳐해있고...  너무 세고 멋있었던 것도 후대에는 화가 되는... 어느 국가나 흥망성쇠는 다 파란만장하지만 고구려는 특히나 더 기구한 역사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