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 동북아역사재단 | 2021.6.?~6.11
이 작가의 다른 책은 고구려의 왕과 왕자들을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왕이 아닌 고구려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몽과 함께 나라를 세운 오이, 마리, 협보부터 고구려 유민으로 당나라에서 이름을 떨쳤던 고선지와 이정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역사에 기록된 내용와 학자로서 추론을 더해서 담담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고구려에 애정을 갖고 감정 이입을 하고 읽다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좀 읽기가 힘들어지는.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연개소문의 아들들이 그렇게 분열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장남 부자는 그야말로 철저하게 배신을 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 한국인으로 당연한 거겠지. 때문에 성마저 천씨로 바꿔야 했던, 그들의 부귀영화를 부지하지 위한 그 녹록치는 않았던 삶에 동정이나 연민은 전혀 느껴지지 않음. 자업자득이랄까. 이민족으로 이민족을 치는 당나라의 이이제이에 대한 씁쓸함도 컸고.
2장은 고구려 여자들에 대한 내용인데 소서노부터 평강공주까지 다 아는 이름들이지만 마지막에 등장하는, 고구려 멸망 후 당나라에 끌려가 비참한 최후를 마친 옥소의 얘기는 처음이었지만 몰라도 좋았을 찜찜함. 어느 시기 어느 나라에서든 전쟁은 여인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는 작가의 첨언에 진짜 100% 공감. 더불어 누가 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전쟁을 일으키는 건 늙은이들이고 제일 많이 죽는 건 젊은이들이라는 얘기도 불현듯 떠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