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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가 격리 기록

by choco 2022. 4. 16.

0시를 기해 자가격리자에서 다시 사회로 돌아온 기념으로 간단히 기록. 

일단... 가족 중 누군가 걸려야 한다면 그나마 나라서 다행이다...인 걸로.  아직은 늙기보다는 젊은 편에 살짝은 속하는 관계로 이 정도였지 부친이셨으면 입원하셨어야지 싶다.  오미크론은 하나도 안 아프고 감기 수준 어쩌고 하는 인간이 내 눈앞에 나오면 멱살을 붙잡고 짤짤이를 해주겠다.  

집단 경험을 통해 형성된 집단 지성대로 3일 정도 아프고 하루하루 나아지는 게 느껴지긴 하는데... 많이 아팠던 이틀은 24시간 상담 병원에 전화를 해볼까 할 정도로 쫌 힘들었음. 

기저질환이라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구나를 느낀 것이 근육통이나 두통, 설사, 구토 등 다른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는 증세들은 거의 못 느꼈는데 평소에도 약한 기관지로 바이러스의 공격이 집중됐는지 기침하기 힘들 정도로 목도 아프고 하루 이틀은 잠깐씩 숨쉬기 힘들 정도로 가래가 장난 아니었음. 

확진된 토요일, 일요일은 무증상이었다가 월요일에 시작된 증세는 수요일에 피크를 넘기고 목요일부터 하강. 오늘은 오히려 어제보다 살짝 컨디션이 안 좋은듯 하지만 이 정도야 뭐. 

아마도 함께 옮았을 -나보다 먼저 증세 나오고 금요일에 확진- 지인과 범인은 떡볶이냐, 샤부샤부냐, 파전이냐를 두고 토론 중인데 샤부샤부가 가장 유력한듯. 

부친에게 옮기면 절대 안 되는 고로 작업실에서 보낸 이번 자가 격리로 얻은 고찰. 

인간답게 사는 최저한도의 공간은 반드시 잠자는 곳과 먹는 곳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가 한 곳에서 일어날 때는 보통의 의지가 아니고선 유지될 수 없다.  배달의 필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왜 배민이며 기타등등이 이렇게 성황을 누리는지도 알 것 같다. 

오늘은 아직 좀 무리고... 내일까지 기운을 모아서 아줌마 오시기 전에 내 빨래 다 해놓고 쓰레기 모아놓은 거 다 정리해서 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