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능한 하루 한권을 읽어서 재고(?)를 줄이자는 운동 기간이라 어제도 한권 독파.
두께가 얇아서 금방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2000년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요즘 책보다 활자가 확실히 작다.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의 230페이지지만 요즘 나오는 식으로 간격 충분히 띄고 어쩌고 하면 300페이지는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 책 내용과 상관없이 얘기가 좀 튀는 것 같지만 이런 걸 보면 요즘 한국에서 나오는 책들은 종이과 공간 낭비가 너무 심한듯. 물자 절약 차원에서 좀 작고 알차게 내는 방향으로 가주면 좋으련만 날이 갈수록 글자도 책도 커진다. -_-;
본론으로 돌아와서 책 얘기를 하자면 카사노바의 편력에서 작가가 얘기하고픈 요리를 선택해 일부를 따내어 요리와 연관켜서 조각조각을 맞춰놓은 내용. 하나의 연애 행각과 그의 유혹이나 겪은 에피소드에 사용되었던 요리가 연결이 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요리법이 재료와 함께 간단하게 나와 있는데 작가는 그걸 보고 시도를 해보라고 했지만 음식을 좀 만들어본 입장에서 볼 때 그것만으로 요리하기엔 좀 많은 상상력과 경험이 필요할듯. 생략이 너무 많이 되어 있는 레시피다.
내용은 카사노바란 인간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다. 그 유명한 엽색 행각에 묻힌 그의 지식과 인문학적 수준, 세련됨, 그리고 상류사회에 편입되기 위한 노력과 실패 등등. 좀 더 자세한 텍스트로 세밀하게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이 말은 카사노바에 대해 자세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다른 책을 선택해서 봐야 한다는 소리다. 그렇지만 그의 행적을 조사하고픈 특별한 열정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 듯.
절대주의 왕정 시대의 사치스런 요리와 더불어 희대의 사기꾼 생 제르맹 후작을 비롯해 카사노바가 만났던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을 발견하는 것도 나름 즐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