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가요코 | 이지호 옮김 | HANS MEDIA | 2023.6.17~26
원제는 日本でもできる!英國の間取り 번역기를 돌려보니 '일본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배치' 한국 번역본은 일러스트나 영국의 집 소개 같은 책인데 일본어판 제목을 보니 원래 목적은 영국식 집 짓기나 꾸미기에 도움을 주는 실용서적이 아닐까 싶음.
한때 집짓기나 인테리어 블로그들을 즐겨찾기 폴더 가득 모았을 정도로 사진이나 그림으로 남의 집 구경하기를 좋아한다. 오래된 집이나 역사가 남아 있는 집은 직접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편안하게 그런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열심히 파는 사람이 많은 (유행어로 소위 덕력이 강한) 일본인들 덕분에 편안하게 영국의 각 분야를 즐기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집에 몰두한다. 사진을 찍고 내용을 묶은 책도 따로 낸 모양인데 내가 먼저 선택한 건 예쁜 일러스트로 내외부와 평면도를 그련 이 일러스트로 보는 영국의 집.
헨리 8세로 대표되는 튜더 왕조의 집에서도 아직 거주할 정도로 오래된 집들이 일상 속에 있는 영국이라 16세기부터 21세기까지 다양한 영국 전통 집이 현대에서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함께 소개하면서 보여줘서 더 재밌었다.
각 시대와 양식별로, 거주자들의 특성과 지역에 따라 집들을 분류해서 지루하거나 중구난방이 되지 않아 집중도도 높다.
얇고 그림이 많은 책인데 1주일 이상 걸린 건 하나하나 그림을 살피고 내가 저 주인이라면 어떻게 저 공간을 활용하고 살고 있을까 상상하느라.
파리에 사는 동생의 친구가 굳이 오래된 옛날 집을 구해서 겨울에 꽁꽁 얼면서 살고 있다던데 아마 그녀도 이런 옛집의 매력 때문이지 싶음. 근데 도면을 보면서 펼쳐지는 내 상상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편리한 동선을 만들 수 있을까... 인 걸 보면 나는 개선문 올라가면서 엘리베이터 없다고 내내 ㅅㅅ 거리던 미국인들에게 좀 더 가깝지 싶긴 함. ^^
정원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은 거의 DNA에 새겨진 수준인가도 싶다.
방문 가능한 유명한 저택들 보면서 언제 영국에 가면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