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손탁 | 청림출판 | 2006. 4. 3~4
원제는 Seduction through the Ages. 원제보다는 바꿔놓은 우리나라 출판사의 제목이 더 유혹적이다. ^^
내 동생이 산 책인 것 같은데... 분명 한 10~20% 정도 할인해서 샀겠지만 장정과 편집에 비해 내용은 돈값에 조금 못 미치는 느낌.
선사시대부터 남녀 관계, 좀 더 정확히 좁혀서 말하자면 유혹과 섹스에 관해 비교적 동서양을 막라해서 그려내고 있다. 곳곳에 적절하게 들어가있는 화려한 컬러 사진이나 그림들도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용에 깊이나 어떤 새로운 사실에 대한 발굴, 혹은 작가 나름의 식견이랄까 사상 같은 것은 없다.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질색이지만 또 이렇게 너무나 무미건조하게 남의 얘기들을 짜깁기한 것도 조금은 별로인듯.
나중에 책을 다 읽고 저자 소개를 보니까 역시나 전문적인 연구자가 아니라 일종의 칼럼니스트인 모양이다. 가장 적절한 예를 갖다 붙이자면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
결론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의 예도 제법 적절하게 찾았다. 그림 자료들의 확보 노력이 돋보였다. 지루하지 않게 엮었다는 세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본전 생각이 좀 많이 나는 책이다.
내가 내 돈을 주고 샀으면 열을 좀 받았을 듯. 그러나 동생이 산 책이니 통과.
하긴 내가 이걸 읽는 걸 보더니 걔도 자아비판하더라. 가볍게 읽을 책이지 신선하지는 않다고. 결국 돈값 못했단 얘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