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기항지 투어에 관한 기억들 끄적.
1. 마우이 이틀 기항.
호놀룰루를 떠나서 첫 기항지는 마우이 섬. 여기서 1박 2일을 머문다. 출항 2시간 전까지는 배로 돌아오라고 써있는 걸 봤던 것 같은데 코나 섬에서는 1시간 전이었음.
부친 컨디션이 최악이어서 전망대, 화산 공원 등등 알짜는 못 가고 해변과 한시적으로 나타난 핑크 연못 등 돌아보고 마지막에 바다거북이들이 올라와 쉰다는 해변을 돌고 귀항.
이 섬에서 가장 즐길 중요한 포인트는 배 타고 나가서 하는 스노클링과 할레이칼라 올라가는 것. 유명한 할레이칼라 일출은 사전 예약한 인원만 갈 수 있고 전망대 올라가는 것도 허가 받은 여행사 혹은 개인 차량만 가능하다. 한국 현지 여행사를 이용할 경우 비용을 더 주고 가이드 개인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고 함. (할레이칼라만 700불 정도였나???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 한국에서 대행해주는 여행사 투어도 할레이칼라는 인당 2-300불 정도 들었던 걸로 기억함.
크루즈의 기항지 투어로 신청가능한데 1일당 199불인가? 200불 조금 안 되었고, 크루지 예약할 때 받은 적립금 이용하면 50불 차감한 금액으로 가능함. 인원수가 3인 정도일 때는 크루즈 예약이 낫고 그 이상일 때는 따로 개인 투어도 괜찮지 싶다.
환경보호를 스노클링도 허가 받은 업체가 허가 받은 장소에서만 가능. 역시 배에서 예약 가능. 정말 사정만 허락한다면 꼭 가서 스노클링 해보고 싶은 끝내주는 바다였다. 짚 라인 등 크루즈의 액티비티 위주의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도 많은 것 같다. 관심없어서 잘 보지는 않았는데 홈피에 다 있음.
항구 바로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홀 푸드도 있고 소소히 구경할 꺼리들이 있었지만 피곤해서 이틀 째는 그냥 배에 머물면서 배를 즐겼다. 그렇게만 해도 하루가 후딱 가고 바쁨.
호텔비가 너무 비싸서 오래는 못 있겠고 에어비앤비나 저렴한 호텔에서 한 일주일 쉬다 오고픈 섬. 택시 운전을 겸하는 가이드님도 마음에 들어서 기회 닿으면 또 신세 지고 싶었고 추천도 해주고팠음.
2. 빅아일랜드 힐로
빅아일랜드, 빅아일랜드 하길래 얼마나 큰가 했더니 제주도의 무려 6배!!!! 빅아일랜드에 이틀 머물지만 섬이 워낙 큰 관계로 북쪽인 힐로에서 하루, 저녁 6시에 떠나서 다음 날에는 남쪽 코나에서 하루 머물면서 관광하도록 해준다.
힐로는 365일 중에 300일이 비가 온다는 곳. 아직 활화산이 살아있는 곳이라 화산 관광하러 가는 게 주력인 곳. 화산 국립공원에 간 날 비가 엄청 내려서 정말 잠깐 분화구를 볼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반얀트리도 구경했던 게 기억에 남고, 워낙 섬이 넓고 커서 전기나 수도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이 많다는 게 신기했음. 집집 혹은 마을에 설치된 거대한 빗물 탱크를 보면서 중남미에 진출한 미국 수도회사들이 비싼 수돗물을 팔기 위해서 사람들이 빗물 모아 쓰는 것도 금지시켰던 게 떠올라서 씁쓸. 남의 나라 등쳐먹을 때는 빗물도 못 받게 하면서 지네 나라는 못 건드리는 건지 안 건드린은 건지... 근데 수도회사들에게 삥 뜯기는 게 이제 남의 얘기가 아닐 것 같아서 솔직히 두려웠다.
힐로에서는 따스한 바람막이 점퍼나 비옷 혹은 우산 필수. 아래는 괜찮은데 분화구 쪽으로 올라가면 추움.
이날 날씨도 안 좋고 지진 예보도 있고 해서 여기저기 길을 막아놓은 바람에 힐로는 제대로 구경 못 해서 별다른 인상은 없음. 활화산 구경하고프면 가봐야할 장소. 호놀룰루에서 온 한국인 단체 투어도 우리와 비슷하게 움직였던 것 같다.
화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호텔에서 점심 먹었는데 (단체 투어는 여기서 안 먹음) 버팔로 윙 정말 맛있었다. 닭 안 좋아하는 내가 맛있다고 느낄 정도면 정말 최고 수준이라고 장담함. ^^ 시간 없으니 빨리 되는 걸로 추천해달라고 하니 피자는 빼라고 하고, 계산 등등 모든 진행을 빨리빨리 해주려고 노력한 -미국인답지 않게- 센스있는 웨이트리스 아줌마에게 여기서 심심한 감사를. 팁 넉넉히 줬으니 그녀도 만족했으리라 믿음.
마카다미아 농장도 일정표에 있었는데 날씨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취소. 마카다미아 공장과 농장도 시장이 되면 갈만은 할듯.
3. 코나
여기는 환경을 위해서 큰 배가 들어올 항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바다에서 작은 배, 탠더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함. 아침 6시 반에 그날 코나로 가는 작은 배 승선표를 받아야 하는데 인기 시간인 8시30~9시 타임은 금방 빠지기 때문에 치열하다. 우리는 6시 25분에 일어나 갔는데 이미 줄이 좍~ 우리 탈 배가 매진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원하는 시간대 표를 받을 수 있었음.
7시 좀 넘어 떠나는 첫 배는 많이 타지 않기 때문에 따로 표 받을 필요없이 그냥 시간 맞춰 가서 타면 됨. 가장 비싼 VIP 스위트 룸 묵는 사람들도 컨시어지에서 원하는 시간으로 자리 빼줌. 그리고 크루즈에서 현지 투어 예약한 사람들도 힘들게 줄 서서 표 받을 필요없이 그 시간에 맞춰서 가면 된다(고 하는 것 같다. 표 주는 아줌마가 투어 예약한 사람이 시간 묻고 하자 댁은 안 받아도 된다고 해줬던 것 같음. 내 영어는 반만 겨우 알아듣는 수준이니 이건 본인이 가서 확인해 봐야함. 책임 못 짐.)
돌아오는 건 예약 필요없음. 5시까지 계속 탠더보트가 들락날락하면서 기다렸다 태우고 오니까 놀다가 시간 맞춰와서 줄서서 타면 됨.
20세기였던 대학생 때 미국 처음 갔을 때도 참 인상 깊었던 게 장애인에 대한 배려였는데 이번에도 새삼 감탄하고 감사한 게 이 탠더보트에도 보행기 필요한 장애인, 유모차 다 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휠체어도 아주 무거운 전동 휠체어를 제외하고 탈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미리 등록하라는 메일을 예약한 뒤부터도 받았고 배에서도 또 안내 나왔음. 그래서인지 크루즈에 휠체어나 보행기 사용하는 사람들 비율이 높았고 이게 참 부러웠다.
코나에선 날씨 끝내주게 좋았다. 애리조나 같은 사막과 푸르른 녹음, 해변, 화산 지역이 다 펼쳐지는 정말 변화무쌍한 장소. 우리는 커피 농장, 와이에이 타운, 와이피오 벨리 전망대 등등 구경하고 돌아왔다. 커피 농장은 다들 많이 들르는 것 같고 와이피오 밸리 전망대에서도 우리와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을 만났다.
코나도 워낙 넓고 구경할 곳이 많으니 크루즈의 투어를 잘 살피면 재밌는 곳이 많을듯. 한국인 투어처럼 여러 곳 많이 들르기 보다는 포인트 한두곳 반나절 갔다오는 투어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이 크루즈 소개해준 친구는 커피 농장 다녀왔다고 함.
이도저도 다 귀찮으면 탠더보트 내리는 작은 선착장 바로 옆에 작은 해변이 있음. 거기가 코나의 중심지니까 거기서 수영하고 건너편 다운다운에서 먹고 구경하면 하루 후딱 가지 싶음.
우리는 개인투어 예약했지만 한국인 단체 투어도 거의 매일 있는 것 같으니(9~4시?) 짧게 많이 다녀보려면 그것도 괜찮을듯. 우리는 온종일 느긋하게 구경하고 3시 좀 넘어서 배로 귀환.
4. 카우아이 섬 1박 2일.
하와이 제도 북쪽에 있는 제일 오래된 섬. 본래 빅아일랜드가 있던 자리에 카우아이가 있었는 화산 폭발과 지각 이동으로 북쪽으로 밀려나 지금 자리에 있다고 함.
여기는 주라기 공원, 캐러비안의 해적, 분노의 질주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를 촬영한 섬이라고 한다. 우리가 간 곳은 하나페페 타운에선 ??? 서부 영화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나오는 영화를 찍었다는데 정말 고풍스럽고 한적하지 좋았다. 고메 향신료를 판다는 가게에 눈이 띠용~~ 했으나 추수감사절 당일이라 문 닫은 가게들이 너무 많았음.
와이메아 캐년은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전망을 볼 수 있었으나 나팔리 코스트를 내려다보는 칼랄라우 전망대는 비가 부슬부슬. 강아지까지 데리고 관광 온 미국인 대가족 사진만 열심히 찍어주고 내려왔다. 황토 소금을 생산한다는 염전 옆 해변에서 점심 먹고 카우아이 커피 농원 갔지만 거기도 추수감사절 휴무. 우리처럼 구경왔다가 멘붕 온 관광객들처럼 건물과 커피 나무 사진만 찍고 후퇴.
바닷물이 뿜어져 올라오는 스파우딩 혼, 바다거북과 바다표범이 쉬러 올라오는 포이푸 비치 갔다가 타이거 우즈가 7번인가 우승했다던 무슨 골프장 가서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하와이 왕족들만 먹는 생선 키웠다던 양어장을 본 뒤 배로 돌아옴.
크루즈에서 예약하는 투어는 우리처럼 칼랄라우 가는 것 외에 짚라인이며 나팔리 코스트 헬기 투어, 커피 농장, 폴리네시안 마을 구경 + 디너쇼도 있는 모양. 낮 투어 갔다가 그 투어하러 바로 관광버스 타는 줄이 있었다. 우리는 배로 들어가는 줄인줄 알고 섰는데 바리바리 커피 쇼핑한 가방 들고 있는 우리를 수상하게 여긴 친절한 미국 아저씨가 여기는 투어 줄인데 너희도 거기 가니?라고 알려준 덕분에 배로 무사히. ^^;
카우아이 크루즈 터미널에서는 시내로 나가는 무료 셔틀이 있으니 그거 이용해도 되고 여러군데로 가는 셔틀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월마트 가는 셔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지 셔틀 안내에 월마트 셔틀은 없다고 크게 써있음. ㅎㅎ
그리고 크루즈 터미널 바로 옆에 아주아주 근사한 해변과 작은 쇼핑 타운이 있으니 거기서 놀아도 된다. 실제로 두번째 날, 느즈막히 쇼핑 겸 구경하러 갔는데 해변에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크루즈에서 빌려주는 타월 깔고 누워 있었음. 가까우니까 거기서 놀다가 배에 와서 점심 먹고 다시 나가서 놀다 들어오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여기서는 2시 30분에 출항하는데 이유는 나팔리 코스트를 바다에서 보여주기 위해서. 바다에서 바라보는 나팔리 코스트가 엄청 멋지다고 해서 그거 보겠다고 모자에 양산까지 펼치고(다들 신기하게 구경. ^^;;;) 갑판에서 죽치고 있었는데 야속하게 구름이 딱 거기만 가려서 결국 못 보고 왔다. 위에서도 못 보고 바다에서도 못 보고... 인연이 아니었던 모양.
여기도 크루즈 기항지 프로그램 많으니까 잘 선택하면 될듯.
크루즈의 기항지 프로그램은 홈피에도 있고 매일매일 다음날 일정 알려주는 안내지에도 있음. 배에 타서 예약해도 되지만 전에도 썼듯이 인기 프로그램은 금방 인원 차니까 꼭 가고픈 건 홈피에서 사전 예약 추천함.
이제는 하선 관련한 짧은 얘기만 쓰면 거의 다 쓴듯. 그건 또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