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용 네가 예비군 갖고 어쩌고 하면서 여기가 북한이냐 등등 난리가 났던데 그거 보면서 떠오르는 조금은 우스운 기억 하나.
남자들은 다 알겠지만 예비군 훈련은 몸으로 뛰는 것 말고 강연 & 시청각 교육을 한다. 매 시즌 새로운 걸 만드는 게 국방부 일 받아서 하는 업체들의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인데, 그 작업을 나도 꽤 오래 했었다. 늘 얘기하지만 소령이나 중령급 실무자들이 주야장천 외치는 참신함의 한계선과 줄줄이 올라가는 무한 수정(그나마 예비군은 별 하나다 최고 대빵이라 좀 나음) 꼬장과 진상을 받아낼 수 있는 경험자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안착하면 스스로 뜨지 않는 한 고인물이 됨.
각설하고 예비군으로 돌아가자면, 교육 영상 만들 때 탈북자의 입을 빌어 북한 예비군을 얼마나 살벌하고 빡세게 훈련을 하는지 등등~의 얘기를 넣으려고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엄선해 섭외해준) 군인 출신 탈북자인 분 曰 "훈련 가서 졸면서 딴 생각이나 하고 있다가 온다" 는 요지의 답을 단호하게 하심. 😅 현역->예비군->민방위 코스를 밟은 피디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군인들은 다 똑같구나"란 결론을 내렸음. 결국 국방부가 원하는 내용을 적어 드려서 탈북자분의 인터뷰를 따넣었다. 높으신 양반들 시사 때 그 비장함에 아주 반응이 좋았고 나랑 피디만 속으로 😝🤐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어디에도 안 하는 자랑을 살짝 보태자면 그 예비군 교육물은 참모총장상을 받았었다. 당시 중령이었던 담당자 분의 대령 진급에 아주 조금은 보탬이 되었지 싶음.
예비군 훈련 30일은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참 요란한 헛발짓. 일단 윤가 표밭인 기업에서 팔팔 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