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제목 자체가 영어식 말장난 혹은 중의적인 언어 유희가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하면서 읽기 시작. (영어가 모자란 관계로 딱 그 정도의 추측만 해보고 진위 여부는 모르겠다)
내용은 정말 허공에 삽질하는 네 명의 남성 동지들의 이야기다. 지금까지 읽어온 초창기 셰익스피어의 작품 대사에서는 여성 비하가 꽤 심한데 이 작품은 남성들을 맹세나 허세를 꽤 신랄하게 비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셰익스피어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인간 자체를 삐딱하게 보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배경은 나바르 왕국이고 퍼디낸드(현재 발음은 페르디난트? 퍼디난트?)왕이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3년간 여자는 쳐다도 보지 않겠다는 금욕 맹세를 하고 직속 신하인 보이에트, 롱거빌, 듀메인도 왕을 따라 같은 맹세를 한다. 그 중 보이에트란 신하는 그나마 제정신이라 왕과 동료들을 말려보지만 결국 그도 맹세에 동참을 함.
얘기가 이어지려면 이런 맹세는 흔들리다 깨져야 하니 프랑스 공주와 그녀의 세 시녀 로잘린, 마리아, 캐더린이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방문한다. 당연히 왕을 비롯한 세 남자는 공주와 시녀들에게 반함. (시녀들과 신하들은 이미 안면이 있는 관계)
금욕 맹세에 대한 남자의 체면과 사랑을 놓고 조금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다들 백기투항. 내가 저 시대 극장에 앉은 관객이라면 시작 부분에 온갖 멋진 척을 다 하면서 금욕 맹세를 하던 네 남자가 프랑스 공주 일행에게 반해서 고민하고, 맹세는 팽개치고 사랑에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면서 포복절도 했을 것 같다. 광대와 주변 단역들의 익살은 현대의 관점에서 불필요한 군더더기고 극의 흐름을 깨는 요소들이지만 당시에는 빠질 수 없는 감초이자 깨알 재미였을 것이고.
옛날 작품을 읽을 때 발견하게 되는 이런 주변 요소들이 더 재밌어지는 게 요즘 내 독서의 소소한 문제이지 싶음.
한여름밤의 꿈 읽고 있는데 불쌍하게 여겼던 헬레나가 대사를 꼼꼼히 톺으니 이렇게 ㅆㄴ이었다는 거에 놀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