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몰입하고 있는 취미 생활과 또 새로 들어간 오래된 취미 생활 양쪽에 다 걸쳐진 것 같은 내용이라 선택해본 책. 두께도 얇고 또 내용도 술술 읽히는 덕에 잠깐 훑어보고 놓자는 처음 의도와 달리 끝까지 다 읽었다.
유명한 중세의 음악가로 내가 처음 알았던 힐데가르트 빙엔. 그런데 종교계, 인문학계 등 곳곳에서 이름이 많이 보인다. 가톨릭에선 종교 음악보다는 신비주의 철학자와 명상가로, 또 다른 부분에선 저술가 등으로도 유명한 그녀는 또 의사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이 책은 보석을 이용한 치료법을 기록해놓은 그녀의 저술의 번역이랄까... 재구성이다.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사이비 돌팔이. 조금 더 열린 대체의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일종의 기 치료, 심리치료와 자연주의 치료가 결합된 대안주의적인 자연 치료법에 관한 기록이라고 보면 되겠다.
매 챕터마다 빙엔이 치료에 이용했던 보석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효능, 그녀가 권장하는 사용 방법과 보석의 보관 방법, 그리고 적용되는 병증에 관한 설명이 나와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현대의 대체 의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다. 더불어 혹시라도 있을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중증의 병은 병원에 가라는 친절한 안내가 많이 붙어있다. ^^ 현대인들에겐 일견 황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약간이나마 신뢰성 부각을 위한 시도가 아닐까 싶음.
현대 양의학의 신봉자에겐 한편의 코메디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세상에는 여러가지 일이 있을 수 있으니 또 이게 궁합에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벼운 보조요법 내지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듯.
준보석을 활용한 장신구 만들기에 취미를 붙인 내게는 누군가에게 준보석이나 보셕류를 선물할 때 탄생석과 다른, 좀 더 섬세한 의미 부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만족.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글도 그렇고 판타지 등 다양한 분야의 글에 두고두고 조금씩은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M_별 관계없는 생각 하나|less..|그나마 여성들의 가치를 인정해주던 12세기에 살았기에 빙엔의 존재가 이렇게 남아있구나. 그녀가 천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나 이전에 빙엔 정도의 능력을 가진 여성도 없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들의 업적이나 사상은 어디에 묻혀있는 것일까? 관계도 없는 남자의 이름이 붙여져 남았거나 사라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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