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톤 Kenilworth Estate Kandy / LONDON FRUTE&HERB COMPANY ORANGE SPICER
by choco2007. 5. 3.
어제 9시에 그냥 쓰러져서 오늘 아침까지 내리 죽~ 뻗어서 자고 나니 몸이 게운하다.
모처럼 일반인들과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난 김에 모닝티를 한잔 마시면서 오랜만에 차에 관한 포스팅~
지금 마시고 있는 차는 업톤의 다원 칸디로 곁들인 아침은 어제 동생이 사온 크리스피 크림 도넛. 묵직하고 쌉쌀한 차와 단 도넛의 궁합은 환상이군. ^ㅠ^
작년에 교환했던 차. 홍차왕자에서 한 성깔에 세일론(=실론)의 모친으로 등장하셨던 그 까칠했던 캐릭터의 고장. 홍차 왕자의 작명을 보면 주인공들은 품종, 그 부모 세대들은 다원의 이름을 따온 모양이다. 나름의 원칙을 가진 작명법이랄까. ^^
분명 실론섬 출신이긴 한데 수색도 맛도 향기도 실론 같지 않은 녀석. 중국차와 인도차와 아프리카 차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맛과 향이라고 해야하나?
찻잎의 사이즈는 꽤 실하다. 그리고 살짝 풀내음이 감도는 듯한 향내. 이 향은 차를 우렸을 때 더 강해진다.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호불호가 좀 엇갈릴 것 같은 향. 난 크리스피 크림과 같이 마시고 있어 그런지 부담감이 없이 괜찮았다.
수색은 담황색으로 찻잎의 양이 별로 많지 않은데도 이 정도 짙기가 나오는 걸 보면 상당히 강한 바디를 가진 홍차이지 싶다.
딱 한 번 마실 분량밖에 없는 관계로 이 이상의 연구는 불가능이다. 싸게 구입할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마셔볼 의향이 있긴 하지만 업톤이 국내에 수입이 되지 않는데다 단일 다원 홍차는 가격대가 좀 높게 형성이 되는 관계로 선뜻 손이 나갈지는 좀 의문. ^^;
다음에 소개(?)할 친구는 허브티 티백.
중국이 차를 마시는 문화권에 속하다보니 수입되는 차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한국보다 많이 저렴하다. 나 못지 않게 차를 즐기는 동생이라 새로운 차가 보이면 골고루 사마시는 모양인데 자기가 산 티백의 반을 내게 갖다줬다. 그 두 종류 중 하나.
이걸 주면서 "언니 맛이 좀 묘해." 라는 평을 했다. 아무 말 안 했으면 그냥 묵혀뒀다 땡겼을 때 마셨을 테지만 그런 말을 하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나. 동생이 온 날 바로 개봉. ^^;;;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보니 색깔은 약간 노리끼리한 물색깔. 오렌지향기가 살짝 감도는 게 별로 특별해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한 모금 마셔보니... 정말 묘~한 맛.
오렌지 향만 있으면 그냥 밋밋하고 평범한 오렌지 향의 허브차려니 하겠는데 이 SPICER란 이름은 그냥 멋이 아니었다. 계피와 정향맛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분을 봤더니 오렌지보다 계피향의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다. 그리고 사과며 블랙베리, 히비스커스, 생강 등등등. 말 그대로 스파이스의 향연인듯.
역하거나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니지만 익숙한 듯 하면서 익숙치 않은 이 맛의 정체가 뭘까 한참 마시다가 드디어 떠올랐다. 따뜻하게 데운 달지 않은 환타.
이 허브티는 여름에 사이드에 냉침하면 환타 마시는 기분을 내줄듯. 뜨거운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이스티로 좋은 친구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