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지 며칠 된 애플 크럼블.
겨울에 어울리는 홍차긴 하지만 겨울에 퍼놓은 게 좀 남아서 그냥 재고 소진의 의미로 털어넣어봤다.
눅눅해진 패퍼리지 팜 초코칩 쿠키를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 바삭하게 복귀시키고 남은 고디바 쿠키와 함께 곁들였다.
사진이 모처럼 잘 찍혀서 수색이 아주 제대로 나왔다. ^0^
애플크럼블은 살짝 생강과 계피향이 감도는 사과향의 홍차. 그래서 겨울에 마시면 좋은데 역시 계절을 타는 친구들은 추천하는 계절에 마셔줘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음.
차갑게 하니까 뭐랄까... 물 섞은 수정과 비슷한 느낌? 이팩트도 없고 좀 밍밍하면서도 미묘하게 밸런스가 맞지않는 듯하다. 곁들인 티푸드들이 상당히 텁텁한 맛의 과자들이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튀는 향신료의 향기에 영 아니었을듯.
애플 크럼블은 앞으로 더운 차를 마시는 계절에만 사랑해주기로 했음~
어제인가 그저께 마신 아이스티는 니나스의 이브.
제목을 보면 대충 짐작하겠지만 기문 베이스에 사과, 살구, 복숭아, 바닐라가 블렌딩 된 가향 홍차이다. <-- 이건 사이트의 정보이고 솔직히 바닐라 향기는 못 느꼈다. -_-;;;;
기문 베이스에 과일향? 좀 모험이 아닌가 했는데 상큼달달한 풋사과 맛이 나는 게 아이스티로 제격이었다.
향이 중심이 되는 게 가향차다보니 향기와 너무 다른 맛에 "옹?'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얘는 드물게 향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딱 들어맞는 맛까지 갖고 있다.
설탕은 단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고 할까? 억지로 낸 단맛이 아니라 아주 상쾌하게 느껴지는 그런 부드러움~ 설명이 안 된다. ^^;;;
뜨겁게 하면 어떤 맛이 날지도 상당히 궁금해지지만... 불행히도 이 친구는 교환해서 딱 한 번 마실 분량만 얻은 거라 2차 시도는 불가능. 그리고 한국에서 팔기는 하는데 좀 심하게 비싸다. ㅠ.ㅠ
나중에 싸게 구입할 기회가 있거나 혹은 교환의 기회가 있으면 시도해볼 예정. 상당히 마음에 드는 가향차를 오랜만에 만났다.
마지막은 UPTON TEA의 Melange du Chamonix
얘도 홍차 동호회에서 교환했던 친구. 잘 챙겨놓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니나스 이브를 찾다가 뒤늦게 다시 발견하고 오늘 1회분을 뜯어봤다.
첫 잔이라 수색이 상당히 연한데 부드러운 겉모습과 달리 향신료향이 상당히 강한 스파이시한 홍차.
찻잎에 블렌딩된 큼직한 것들이 있는데 냄새가 생강 같아서 생강 조각인가보다 했는데 다 우리고 보니 마늘 조각 같은 것들이 3개씩이나. 이 홍차에서 풍기는 스파이시한 향은 그 향신료 덩어리 때문이지 싶다.
이 친구도 겨울에 어울리는 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차갑게 했을 때 맛이 전혀 그려지지 않음. ^^
수렴성이 좀 강하고 강렬한 향신료 향기를 제외하고는 별로 특별한 인상은 없는 무난하고 괜찮은 친구. 한번 마실 분량이 남았으니 나를 위해 팁을 적어놓자면 빨리 써진다. 최상의 상태에서 마시고 싶으면 느릿느릿의 티타임이 아니라 빨리 마시는 쪽에 더 어울릴듯.
[#M_ 여름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서비스 커트. ㅋㅋ|less..|